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7급 공무원

울프팩 2009. 5. 10. 17:49
신태라 감독의 '7급 공무원'은 제목 그대로 7급짜리 영화다.
영화에 등급을 부여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가장 낮은 등급을 7급으로 책정했을 때 이야기다.

코미디 프로처럼 황당한 웃음을 지향하면서도 그다지 웃기지 않고, 첩보물 흉내를 내지만 액션은 싱겁다.
철저한 오락영화에서 재미와 볼거리가 없다면 볼짱 다봤다는 뜻이다.
이유는 한마디로 모든게 어설펐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두 남녀가 정보원이면서 서로의 신분을 숨긴 채 일과 연애를 병행하는 이야기는 흡사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액션은 턱없이 부족하다.

반면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억지 상황은 안스러울 정도.
국정원 직원들을 어찌나 바보처럼 묘사했던 지, 국정원 직원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화가 날 것 같다.

차라리 '총알 탄 사나이'나 '오스틴 파워'처럼 아예 황당 코미디로 밀고 나가는게 차라리 나았을 것 같다.
극중 유일하게 웃은 대목은 외대 한국어교육과를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외대가서 한국어 전공했냐"는 한마디였다.

김하늘의 연기 또한 밋밋했다.
그동안 봤던 김하늘의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캐릭터는 식상함과 함께 실망감만 더했다.
반복되는 연기 패턴의 지루함은 김하늘이라는 배우에게 호감을 갖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도대체 제작진은 관객을 무엇으로 보는 지, 돈 빼먹는 봉으로 보는 게 아닌 지 의심스러운 작품이다.
관람 시간도 아깝고, 한국 영화의 앞날 또한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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