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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 - 'a Taste of Neptune'

울프팩 2009. 4. 10. 13:18

얼마전까지만 해도 쌀쌀하던 날씨가 벌써 덥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풀렸다.
마치 초여름 같다.

1980년대 FM에서는 여름만 되면 자주 틀던 곡이 있다.
바로 전설적인 아트록 명곡 로즈의 'a Taste of Neptune'이다.
특히 황인용이나 전영혁은 7분이 넘는 이 대곡을 간혹 끝까지 틀어줘 음악에 도취하게 만들었다.

70년대 활동한 로즈는 캐나다의 아트록 그룹이다.
캐나다의 불어권 지역에서는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클래투, 러쉬 등 아트록/프로그레시브 록 그룹이 곧잘 등장했다.

로즈도 마찬가지.
70년대 초 리드 기타 겸 보컬 브라이언 앨런이 토론토에서 결성한 이 그룹은 키보드의 론 갤러리, 베이스의 개리 랠론드, 드럼의 켄 킹 등 4명으로 구성됐다.

70년대 중반까지 자비로 음반을 소량 찍어내던 이들이 빛을 본 것은 77년 대형 음반사인 폴리돌과 3번째 음반 'a Taste of Neptune'을 내면서였다.
이들의 데모 테이프를 들은 폴리돌은 음반 제작을 결정했고, 이때 드러머로 탈퇴한 킹 대신 제임스 폭스를 영입했다.

서늘한 파도 소리와 함께 아련하게 흐르는 키보드 연주 위로 애잔한 멜로디가 흐르던 'a Taste of Neptune'은 이 앨범의 백미이자 로즈를 일약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서둘러 발표한 4집이 기대에 못미친 졸작으로 그쳐 결국 그룹은 해산하고 만다.

그로부터 20년 동안 로즈는 잊혀졌다.
정작 본국인 캐나다에서도 잊혀져 여름마다 FM에서 틀어주면 그때 반짝 기억나는 그룹에 불과했다.

로즈가 다시 빛을 본 것은 성시완 덕분이었다.
성시완은 1997년 아트록의 명가 시완레코드를 통해 이들의 음반을 CD로 다시 발매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만나기 힘든 그룹이 됐다.
한때 아트록에 빠져 자주가던 홍대 앞 레코드점 마이더스는 물론이고 시완레코드마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CD를 들을 때마다 지금은 되찾을 수 없는 가슴 시린 옛 추억을 만나는 것처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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