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개 같은 내인생

울프팩 2005. 7. 22. 18:11

스웨덴 감독 라세 할스트롬(Lasse Hallstrom)의 '개 같은 내 인생'(My Life As a Dog, 1985년)을 처음 본 것이 언제였는 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대학생 때였던 것 같은데, 극장에서 보고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난다.

조흔파의 '얄개전'처럼 얄궂은 아이들의 성장통을 다룬 성장 드라마를 좋아하기에 이 작품 또한 재미있게 봤다.
영화 속 주인공은 얄개전처럼 매사가 즐겁고 신나는 일만 있는 게 아니라 어머니의 죽음과 사랑하는 개와 이별 등 힘든 일들을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답게 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문득 저 나이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만화 같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아련한 작품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을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해상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화면이 위, 아래로 조금씩 흔들리며 잡티와 스크래치도 보인다.

암부 디테일도 심각한 수준.
어둠 속 물체는 거의 안 보인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모노를 지원한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영화는 감독의 이야기로 잘못 알려져 있으나 원작은 레이다 옌슨의 자전적 소설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웃었던 장면. 성교육을 하던 형의 꼬임에 빠져 병 속에 고추를 집어넣었다가 안 빠져 애를 먹는 주인공 잉그마르. 결국 병을 깨뜨린다.
잉그마르는 여러 가지로 특이하다. 어린애 답지 않게 컵을 들면 손을 떠는 버릇이 있어 음료수를 제대로 못 먹는다.
강아지를 따뜻하게 해 주기 위해 불을 피웠다가 대형 화재를 일으키는 잉그마르.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만큼 그 시대의 소년이었던 감독과 원작자의 이야기가 영화 곳곳에 배어있다. 스웨덴 사람들답게 애부터 어른까지 모두 축구를 열심히 즐긴다.
사랑일까, 우정일까. 잉그마르의 친구 사가는 날마다 자라는 가슴을 압박붕대로 동여매고 사내애들과 축구와 권투를 한다.
그 시대에는 소련과 미국의 우주개발 경쟁이 한창이었다. 그래서 아이들도 곧잘 우주선 놀이를 했다고 감독은 회상한다.
주인공 잉그마르를 연기한 안톤 글란젤리우스는 훌륭하게 자라 기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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