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여행

뉴질랜드 남섬-와나카

울프팩 2014. 11. 6. 00:00

신영복 선생의 '처음처럼'이라는 책을 보면 '곡즉전'(曲則全)이라는 글이 있다.

'굽이굽이 에돌아가는 길은 더디지만 정다운 길이다. 산천을 벗 삼고 가는 길이다. 생명을 다치게 하지 않는 살림의 질서다.'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에서 와나카를 가다보면 이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와나카는 퀸스타운에서 북쪽으로 70km 남짓 떨어져 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도 퀸스타운에서 직행 버스를 타면 1시간 10여분 가량 걸린다.

이유는 최대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길을 구불 구불 냈기 때문이다.

 

방목을 하는 낙농가가 많다 보니 그들의 사유지인 목초지를 보호하려는 또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곡즉전'처럼 생긴 그대로를 지키려는 자연의 미학을 길에서 느낄 수 있다.

와나카는 작은 퀸스타운 같은 마을이다.

 

퀸스타운이 많은 관광객들이 붐비는 인기 있는 곳이라면, 와나카는 한 적한 시골 동네를 연상케 한다.

원래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휴양지로 알려진 곳이지만, 이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사람은 배우 톰 크루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라스트 사무라이'를 촬영할 때 틈틈히 와나카에서 휴식을 취했는데, 그때 감동을 받아 이를 '미션 임파서블3'에서 대사 속에 녹여냈다.

와나카는 '미션 임파서블3'에서 톰 크루즈가 극 중 약혼녀와 함께 여행을 한 곳으로 대사 속에 등장하며, 나중에 악당들에게 납치된 약혼녀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함께 여행한 호수 이름을 물어보며 영화 속에서  두 번이나 거론됐다.

 

와나카는 퀸스타운처럼 앞에 커다란 와나카 호수와 멀리 설산을 끼고 있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호수 위에 거울처럼 설산이 비치는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는데, 마침 방문한 날 구름이 잔뜩 끼고 바람이 거세게 부는데가 비까지 뿌려 상상한 풍경은 보지 못했다.

 

뉴질랜드 남섬을 10월에 방문하면 날씨가 종잡을 수 없이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는데 와나카도 마찬가지다.

해가 반짝 하는가 싶더니 다시 구름이 끼고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언제 그랬냐 싶게 다시 해가 나오기를 반복한다.

 

마을 전체는 모두 둘러봐도 30, 40분이면 어지간히 볼 만큼 아담하다.

그래도 카페, 극장, 각종 음식점 등 있을 건 골고루 다 있다.

 

이외에 볼거리는 걸어서 15분 거리에 널리 알려진 퍼즐링 월드가 있다.

눈의 착각을 이용한 각종 신기한 볼거리를 모아 놓은 재미있는 곳인데,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다. 

와나카는 호수와 설산을 끼고 있는 풍경이 퀸스타운과 상당히 흡사하다. 다만 퀸스타운보다 작고 아담하며 조용하다는 점이 다르다. 

퀸스타운에서 와나카까지 직행 왕복버스 비용은 1인당 뉴질랜드 달러로 70불. 싼 편은 아니다. 중간에 퀸스타운 공항을 거쳐 간다. 

모든 여행이 그렇듯 날씨가 참 중요하다. 날씨에 따라 하늘, 물 색깔 등이 달라져 풍경 자체가 다르게 보인다. 퍼즐링 월드는 이 곳에서 크롬웰 방향으로 2km쯤 떨어져 있어 걸어서 왕복 30분이면 충분하다. 

역시 와나카에도 비둘기가 없다. 대신 오리와 갈매기가 많고 서울에서는 이제 보기 힘든 참새들도 많다. 사람들이 먹이 주는 것에 익숙해서 손바닥 위에 과자를 올려 놓으면 무서워하지 않고 다가와 물어간다. 

과자로 유혹한 갈매기. 허공에 던지면 땅에 떨어지기 전에 번개같이 낚아채는 묘기를 보여준다. 그러면 밑에 몰려 서 있던 오리들이 마구 꽥꽥 거린다. 

마을 위쪽 중고차 판매점에서 가장 비싼 차량. 도요타 폭스바겐 등 다른 차량은 2,000~3,000달러 안팎이고 비싸봐야 4,000달러인데 이 차는 가장 작으면서 가장 오래돼 보이는데 5,000불을 훌쩍 넘어갔다. 

마을은 작아도 일식집, 한식집, 중국집 등 있을 것은 다 있다. 한식당 시나브로에서는 김치찌개가 뉴질랜드 달러로 10.5불, 짬봉이 17달러이다. 이 위쪽에 소울푸드라는 상점이 있는데 유기농 식품을 파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선 뉴질랜드 특산품인 마누카꿀을 파는데, 역시 유기농 생산품이다. 

와나카의 원래 이름은 펨브로크(pembroke)였으며 1940년 현재 지명으로 바뀌었다. 호수 주변을 따라 산책을 하거나 마을의 카페에서 차를 한 잔 하며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는 것, 그것이 와나카를 즐기는 방법이다.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미션 임파서블 3 (1Disc)
톰 크루즈 주연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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