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여행

뉴질랜드-밀포드 사운드

울프팩 2014. 11. 2. 09:08

이번 여행의 주제는 힐링이었다.

자연이 아름다운 곳에서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몸과 마음을 비운 채 맑고 신선한 공기로 다시 채우는 것.

 

그런 주제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곳이 바로 뉴질랜드 남섬이다.

특히 영화 '반지의 제왕'과 '호빗'의 고향으로 통하는 남섬의 퀸스타운 인근 중에서도 유명한 밀포드 사운드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 보는 이의 가슴을 벅차 오르게 하는 곳이다.

 

밀포드 사운드는 뉴질랜드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의 꽃으로, 여름에도 하얗게 눈을 이고 서 있는 설산과 옥색으로 빛나는 바다와 이어진 강이 눈을 사로잡는 지역이다.

뉴질랜드 남섬이 워낙 남쪽에 있다보니 북서쪽 해안선은 바닷물에 침식되며 빙하가 떨어져 나가 형성된 계곡인 피오르드가 발달돼 있다.

 

그 중에서도 밀포드 사운드는 가장 아름다운 지역으로 꼽힌다.

그렇다 보니 워낙 여러 여행 상품이 발달해 있어 그 중에 하나를 사전 예약하면 된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하늘 위에서 내려다 보거나 버스를 타고 가서 배로 협곡을 훑는 방법, 몇 날 며칠에 걸쳐 트랙킹을 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

퀸스타운에서 버스로 가면 편도 5시간, 도합 왕복 10시간 가량 걸린다.

 

버스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에 도착하면 사전 예약한 여행사에서 준비한 배를 타고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량 협곡을 관찰한다.

이처럼 버스와 배를 연계한 상품이 가장 잘 발달된 곳이 바로 리얼저니 여행사다.

 

그 바람에 리얼저니는 워낙 인기가 좋아서 현지 예약하려면 부지런히 서둘러야 한다.

리얼저니가 인기 있는 이유는 운송수단인 배와 버스가 크고 좋으며, 현지 가이드의 영어 안내가 훌륭하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영어를 잘하지 못하면 영어 안내 자체가 그림의 떡인데, 그나마 이곳은 한국 관광객을 위한 한글 팸플릿을 유일하게 갖추고 있다.

준비가 잘 돼 있는 만큼 밀포드 사운드 투어 상품 중에 가장 비싸다.

 

아깝게도 20분 차이로 리얼저니의 예약을 놓쳐 현지 여행안내센터인 퀸스타운의 i-site에서 추천해 준 서든디스커버리로 예약했다.

리얼저니보다 1인당 20달러(뉴질랜드 달러) 가량 저렴하면서도 먹을 만한 점심이 포함된 점이 장점이다.

 

배를 타는 시간도 15분 가량 길어서 더 오래 풍광을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일 수 있다.

다만 배가 리얼저니보다 조금 작고, 한글 팜플릿 등을 구비하지 않았다.

 

그런데 밀포드 사운드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사 선택보다 바로 날씨다.

워낙 뉴질랜드 날씨가 변화 무쌍하다보니 흐리거나 구름 낀 날이 많고 비도 자주 온다.

 

따라서 밀포드 사운드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려면 맑은 날씨가 정말 중요하다.

현지에서 20분 차이로 리얼저니 예약을 놓친 이유도 마침 구경하기로 한 날이 현지에서 흔치 않은 맑은 날씨였기 때문이다.

 

다른 날은 비 오고 흐린 날씨여서 리얼저니 상품도 많이 비어 있었다.

i-site에서도 이왕이면 날씨가 좋은 날 가라고 권하기에 리얼저니 대신 다른 여행사를 택했다.

 

지금도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 아래 옥색으로 빛나는 물과 하얗게 대비되는 설산이 빚어내는 천혜의 풍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요, 영화다.

 

배 위에서 보낸 두 시간은 어떻게 흘러갔는 지 모를 만큼 감동적이었다.

비록 모두 포함해 총 12시간의 구경이었지만 피곤함을 잊게 만들 정도로 훌륭했다.

 

지금도 밀포드 사운드를 생각하면 가슴이 뛸 만큼 기억에 남는다. 

밀포드 사운드 가는 길에 들린 테 아나우 라는 작은 마을. 뉴질랜드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나 마찬가지인 이 곳은 그만큼 밀포드 사운드에서 가까워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아예 이 곳에서 묵는 사람들도 있다. 

바다같은 테 아나우 호수는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로, 가장 깊은 곳은 수심이 417미터다.

밀포드 사운드 가는 중간에 풍광이 수려한 곳에서는 버스가 멈춰 서서 사진 찍고 주변 경관을 둘러 볼 시간을 준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서 바람과 추위를 막을 수 있도록 옷을 든든하게 입어야 한다. 되도록이면 옷을 여러 벌 껴입어 활동하다가 더우면 벗을 수 있는 게 좋다. 

밀포드 사운드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는 멀기도 하지만 되도록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도로를 구불 구불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밀포드 사운드를 향한 길은 1930년에 공사를 시작해 제 2차 세계대전 때 잠시 중단됐다가 1954년에 겨우 개통됐다. 특히 관문인 호머 터널은 1935년 뚫기 시작해 1954년에 완성됐다. 재미있는 것은 이 터널은 편도다. 반대편에서 차가 진입하면 터널 앞 신호등에 빨간 불이 켜지고 옆 전광판에 대기 시간이 표시된다. 저 신호등이 바뀌어야 1.7km 길이의 터널로 들어갈 수 있다. 

밀포드 사운드 선착 장에서 각 여행사 별 배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범선을 닮은 푸른 배는 리얼저니사의 여객선으로 가장 크다. 이 배의 3분의 2 크기인 서든디스커버리의 배는 뒤쪽에 가려져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하얀 설산과 푸른 산등성이, 옥색의 물이 어우러져 있다. 밀포드 사운드가 위치한 피오르드랜드의 피오르드는 빙하가 떨어져 나가며 형성된 계곡에 바닷물이 밀고 들어온 지형을 말한다. 사운드는 해수면이 상승하거나 반대로 땅의 침하 작용에 따라 바닷물로 채워진 계곡을 뜻한다. 

볕 좋은 날에만 볼 수 있는 진풍경. 물개들이 따뜻한 바위 위에 올라와 몸을 말리고 있다. 이날은 워낙 햇빛이 좋아서 유유자적 헤엄치는 펭귄들도 볼 수 있었다. 

해안가에 폭포들이 몇 개 있는 데 그 중 스털링 폭포는 높이가 155m에 이른다. 여객선이 작은 보트처럼 보일 만큼 거대하다. 배들은 일부러 폭포 바로 밑까지 바짝 접근해 갑판 위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물보라 세례를 받게 한다. 따라서 방풍재킷처럼 방수가 되는 외투를 입고 가면 좋다. 서든디스커버리의 경우 배 안에 따뜻한 물과 커피를 제한없이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추우면 선내에서 이를 마시며 몸을 녹이면 된다. 

해발 2,014m 높이의 펨브록산 등성이에 하얗게 날리는 눈보라가 보인다. 밀포드 사운드에서 가종 높은 이 산에 펨브록 빙하가 있으며, 여기서 흘러내린 빙하가 밀포드 사운드의 피오르드해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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