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디파이언스

울프팩 2009. 1. 18. 10:11

2차 세계대전 속 유대인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나치의 학살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죄없이 목숨을 빼앗긴 홀로코스트는 유대민족 뿐만 아니라 인류의 영원한 상처다.

그래서 그런지 2차 세계대전과 유대인을 다룬 영화들은 대부분 홀로코스트에 맞춰져 있다.
영화 속 유대인들은 그저 힘없고 연약한 희생자일 뿐이다.

그런데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디파이언스'(Defiance, 2009년)는 다르다.
이 작품 속 유대인들은 나치를 향해 총을 들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때 벨로루시에서 활약한 비엘스키 유격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나치에게 부모가 살해당한 네 형제가 숲 속에 숨어살면서 나치와 싸우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4명이었지만 소문을 듣고 유대인들이 찾아오면서 나중에는 1,200명으로 불어났다.
그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공동체를 만들어 나치와 싸우며 종전까지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비록 저항은 미약했지만 유대인들에게는 큰 희망이었다.
특히 유대인들을 이끈 주인공 투비아(다니엘 크레이그)는 모세같은 존재로 부각됐다.

그렇다고 영화는 주인공과 유대인 저항군을 무조건 영웅으로만 그리지는 않았다.
열악한 삶이 가져다주는 고통과 갈등 등을 적나라하게 그대로 드러냈다.

아무래도 그렇다보니 다른 전쟁 영웅담과 달리 이야기가 늘어질 수 밖에 없다.
이를 에드워드 즈윅 감독은 '라스트 사무라이'에서 보여준 것처럼 수려한 영상미로 메꾸고 있다.
무엇보다 유대인의 저항이라는 소재 자체가 신선한 작품.

그러나 '쉰들러 리스트'나 '피아니스트'와 비교하기에는 극적인 재미나 감동이 많이 부족하다.
여기에 요즘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무차별 공격하다보니 영화 속 고난과 영웅담은 빛이 바랠 수 밖에 없다.
이 또한 유대 민족이 과거를 기억하는 방법일까 싶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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