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딕 트레이시

울프팩 2005. 11. 1. 21:57

워렌 비티(Warren Beaty)가 감독, 주연한 '딕 트레이시'(Dick Tracy, 1990년)는 보고 나면 현란한 색깔만 기억난다.
체스터 굴드의 만화를 필름에 담은 이 작품은 만화를 각색한 작품답게 온통 그림 같은 풍경들로 가득하다.

현실세계에서 볼 수 없는 기이한 몰골의 인물들, 마찬가지로 만화책에나 어울릴 법한 찬란한 원색의 의상들이 물결친다.
반면 내용은 없다.

도시를 장악하려는 악당과 맞서는 형사 딕 트레이시의 활약이 줄거리지만 너무나 뻔한 이야기 전개와 빈약한 에피소드, 싱거운 인물 관계는 영화를 도식적인 틀 안에 가둬버리고 말았다.
알록달록한 그림만 보고 말게 아니라면 상영시간이 참으로 길게 느껴지는 영화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색상이 투명한 편이 아니어서 아쉬움이 남고 이중윤곽선도 보인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뚜렷한 편이 아니다.
부록도 전무하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일부 세트를 제외하고 대부분 그림들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만화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풍경 덕분에 이 영화는 아카데미 미술상을 받았다.
노란 트렌치코트에 노란 중절모, 새빨간 자동차 등 딕 트레이시의 세계는 현란한 색깔의 바다다.
악당 두목을 연기한 알 파치노. 그나마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 냈다.
말더듬이 악당 졸개를 연기한 더스틴 호프만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쉽게 알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분장이 감쪽같다. 놀라운 분장 또한 오스카 트로피를 받았다.
제일 애매한 인물이 마돈나다. 정체성이 모호한 배역 때문에 연기도 어정쩡해 보인다.
특이하고 박력 있는 악당에 비해 워렌 비티는 너무 매력이 없다. 액션도 어설프고 카리스마도 없으며 남성미 또한 부족하다. 차라리 감독만 하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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