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떼네브레 (섀도우)

울프팩 2009. 10. 31. 23:47
이탈리아 공포 영화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이 만든 '섀도우'(Tenebre, 1982년)는 음악으로 먼저 알았다.
아트록에 한참 빠져있던 시절, 이탈리아의 유명 록 그룹 고블린이 만든 OST라는 얘기를 듣고 '떼네브레' CD를 사게 됐다.

하지만 공포 영화 음악을 소리로만 듣고 감흥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
신경을 자극하는 키보드 소리는 영 정이 가지 않았다.
특히 CD 재킷에 눈을 부릅뜨고 죽은 여인의 모습이 끔찍했다.

그렇게 음악으로 먼저 알게 된 '떼네브레'는 국내에 '섀도우'라는 이름으로 개봉을 했다.
이야기는 어느 작가가 쓴 추리 소설대로 벌어지는 연쇄 살인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다리오 아르젠토는 '써스페리아'에서 사용한 환상적인 색의 대비를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준다.
흰 벽과 의상 위로 꽃잎처럼 흩뿌려지는 강렬한 붉은 피의 대비는 끔찍한 살인 장면을 더더욱 강렬하게 만든다.

여기에 터져나오는 여인의 비명과 함께 귀를 자극하는 고블린의 건반소리가 뿅뿅거리며 낮게 깔려 온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한 마디로 색과 음악, 소리로 공포감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요즘 끔찍한 슬래셔 무비에 비하면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작품은 애교 수준이지만, 시대를 앞선 공포 분위기 연출만큼은 타의 추종을 발휘한다.
개인적으로는 공포물을 좋아하지 않아서 두 번 보고 싶지 않은 작품이지만, 공포물 애호가들에게는 높은 점수를 받는 수작이다.

16 대 9 레터박스 형태의 DVD 타이틀은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이 아니어서 답답한 느낌이다.
당연히 화질은 좋지 않다.
윤곽선도 두껍고 스크래치와 잡티도 많지만, 다행히 강렬한 색의 대비는 잘 살아 있다.
음향은 돌비 디지털 5.0 채널을 지원하지만 서라운드 효과를 느끼기 힘들다.

<파워DVD로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히치콕이 자신의 감독에 카메오처럼 출연하는게 특징이라면,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은 자신이 만든 모든 작품에서 손만 출연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 작품에서도 살인자의 손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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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의 눈길처럼 살인 현장을 샅샅히 훑는 카메라는 마치 관음증 환자의 시선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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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린의 음악이 긴장감을 더 한다. 그러나 CD로만 따로 듣기에 그다지 좋은 음악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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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저씨도 조연으로 출연. '용쟁호투'로 낯익은 존 색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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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생인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은 마리오 바바, 루치오 풀치와 함께 이탈리아 3대 호러 거장으로 꼽힌다. '써스페리아'로 널리 알려졌으며,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걸작 서부극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의 극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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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백의 강렬한 대비가 공포감을 배가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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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들의 뒤얽힌 욕망을 추리 소설처럼 풀어낸 구성이 탁월하다.
서스페리아 dts
다리오 아르젠토
슬립리스
다리오 아르젠토
섀도우(소설속의 살인)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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