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레지던트 이블(4K 블루레이)

울프팩 2020. 12. 8. 00:00

일본 캡콤사가 1996년에 가정용 게임기(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만든 액션 게임 '바이오 하자드'는 시리즈를 거듭하며 지금까지 1,800만장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게임 내용은 단순하다.

생화학무기로 개발한 바이러스가 퍼져 사람들이 좀비가 되는 이야기다.
당연히 갖가지 임무를 띤 특공대가 온갖 무기를 동원해 좀비들을 처치하는 과정이 잔혹하다.

비디오 게임광인 폴 앤더슨 감독은 게임의 묘미를 그대로 재현하고자 영화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 2002년)을 만들었다.
비록 게임이라는 원작이 있는 영화지만 게임 1,2편의 내용을 토대로 자신이 구성한 스토리를 짜맞춘 나름대로 독창적인 작품이다.


내용은 바이러스를 개발한 엄브렐러사의 지하 비밀연구소 허브에 잠입한 특공대원들 이야기다.

허브의 연구원들이 몰살된 뒤 사태파악을 위해 특공대가 투입된다.


여기에 허브를 장악한 인공지능(AI) 컴퓨터 레드퀸은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바이러스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인간들을 몰살시킬 계획을 세운다.

이 틈바구니에서 특공대는 좀비, AI 레드퀸, 내부의 첩자 등 다양한 갈등요인과 싸운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의 진행이나 구성은 비디오 게임에 미치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이후 4편까지 쏟아진 시리즈의 효시가 됐다는 점이다.

이 와중에 돋보이는 점은 밀라 요보비치라는 여전사의 발견이다.
그저 마르고 키가 큰 모델로만 알고 있었는데, '제 5 원소' 이후 이 작품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다소 무표정한 얼굴에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가 안젤리나 졸리와 또다른 냉정한 전사의 느낌을 풍긴다.
덕분에 그는 이 시리즈 외에 '울트라 바이올렛'에서도 여전사의 매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밀라 요보비치가 기대만큼 많은 액션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장면 나오지 않은 액션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4K 타이틀은 미국과 국내에서 1~6편을 한꺼번에 묶어서 박스세트로 나왔다.

그런데 국내판과 미국판은 구성에서 차이가 난다.


국내판은 오로지 4K만 묶어서 6장의 디스크로 내놓았다.

반면 미국판 박스세트는 4K와 일반 블루레이를 묶어서 총 1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거기에 미국판은 가격까지 국내보다 싸다.

4K 타이틀은 모두 한글자막이 들어 있다.


다만 박스세트가 디지팩 형태로 돼 있고 전체 아웃케이스가 커다란 통으로 구성돼 있어서 진열장에 꽂기 불편하다.

심지어 아웃케이스에 제목조차 써있지 않아 꽂았을때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디스크 구성과 가격만 보면 미국판이 국내판보다 월등 낫다.

2160p U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최신 4K 타이틀에 비하면 아쉽지만 블루레이보다 디테일이 개선됐다.

하지만 암부 디테일은 부족하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요란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사방 스피커에서 쏟아지는 각종 효과음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1편의 경우 4K 타이틀은 한글자막이 들어 있는데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은 한글자막이 들어 있지 않아 아쉽다.

과거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인터뷰, 게임소개, 의상과 세트 디자인 등 풍성한 내용에 모두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특히 국내판 일반 블루레이는 2장으로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의 모든 부록이 들어 있으며 DVD에 없는 부록도 추가 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말이 필요없다. 여전사의 이미지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한 장면. 벽을 타고 올라가 회전하며 걷어차는 장면을 위해 밀라 요보비치는 몇 달에 걸쳐 무술연습을 했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작품의 히로인 밀라 요보비치. 그는 어려서부터 TV물에 출연한 경험이 있으며 11세때부터 모델로 활동했다. 영화 촬영 외에 틈틈히 자작곡을 만들어 음반을 취입하기도 했다. 1975년생이니 그도 벌써 30대 중반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건의 무대가 되는 지하연구소 하이브 장면은 베를린의 라이히스타그 지하철역에서 촬영.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하 복도로 이어지는 유리복도 세트가 인상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어지는 충격적인 장면. 레이저에 의해 신체가 소리없이 잘려나가는 장면이 나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쏟아지는 좀비군단. 조지 로메로가 창시한 사람의 살을 뜯어먹는 좀비는 이후 숱한 아류작들의 모태가 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극적인 음악은 마르코 벨트라미와 마릴린 맨슨이 맡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파이프를 기어서 달아나는 장면은 작은 돌리에 카메라를 얹어서 끌면서 촬영.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강렬한 포스를 풍기는 미셀 로드리게즈. 배우들은 액션 씬을 위해 해병대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흉칙한 괴물은 컴퓨터그래픽과 로봇을 이용해 촬영. 무선으로 머리와 관절을 원격조종할 수 있는 로봇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감독 뿐 아니라 밀라 요보비치도 이 게임 마니아다. 특히 그의 동생이 이 게임광이어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위에서 인물들을 비스듬히 내려다본 구도 등 게임을 흉내낸 장면들이 많이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엔딩에 폐허가 된 거리를 보여주는 장면은 캠캣을 이용해 촬영. 캠캣은 와이어에 카메라를 매달아 이동하며 찍는 장치다. 당시 미국에서는 그리 많이 쓰지 않는 장치였지만 유럽에서는 애용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350피트 높이의 크레인에 와이어를 연결해 밀라 요보비치 눈높이에서 고공까지 카메라가 시속 70마일로 올라가도록 이동시키며 촬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