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

울프팩 2009. 1. 4. 22:26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일탈을 생각해 본다.
특히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워 취직도 안되고 벌이도 시원치 않고 미래가 불안하다면 더더욱 그럴만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지 못한다.
그저 일탈은 머리 속 생각일 뿐, 기껏해야 휴가를 통해 환상을 충족할 뿐이다.

강철우 감독의 '로맨틱 아일랜드'(2008년)는 이 같은 환상을 그린 영화다.
일에, 병마에 시달리는 6명의 남녀가 필리핀 여행지에서 만나 서로의 삶을 되돌아 보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야기의 진행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환상이나 다름없다.

6명의 남녀 커플은 이선균, 이수경, 이민기, 유진, 이문식, 이일화 등이 맡았다.
제목이 말해주듯 내용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 로맨스로 흐른다.
백수 청년(이민기)이 우연히 공항에서 만난 여인이 하필 톱스타(유진)이며, 소녀 가장이나 다름없는 왈가닥 처녀(이수경)는 갑부 청년(이선균)을 만나는 식으로 우연과 행운이 너무 많다.

그렇다보니 극중 캐릭터에 공감하기 힘들고, 세 커플이 벌이는 이야기에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
굳이 영화를 끝까지 보지 않아도 결말을 알 수 있을 만큼 이야기가 너무 작위적으로 흐른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그나마 필리핀 풍경이 볼 만 한데, 이왕이면 관광지인 보라카이 풍경을 더 많이 보여줬더라면 눈요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연말의 들뜬 연인들을 겨냥해 집중적으로 쏟아져나온 고만고만한 로맨스물 가운데 하나로, 그렇게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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