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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윌리암스 "What We Did Last Summer-라이브 앳 넵워스'

울프팩 2005. 8. 21. 13:30

악동 같은 뮤지션 로비 윌리엄스(Robbie Williams)의 'What We Did Last Summer-라이브 앳 넵워스' DVD 타이틀은 2003년 영국 넵워스(Knebworth)에서 가진 공연 실황을 담았다.
워낙 파격적이고 독특한 발언과 행동을 잘하는 탓에 이번 공연 역시 2시간의 공연 시간이 언제 흘러갔는지 모를 만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로비 윌리엄스는 1990년대 중반 영국 아이돌 그룹 테이크댓(Take That)의 멤버로 인기를 얻던 중 음악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탈퇴했다.
그 후 2년 동안 술과 약물, 여자에 찌들어 방탕한 생활을 한다.


그러다 안 되겠던지 스스로 약물치료소에 걸어 들어가 새사람이 돼서 나온다.
한 달 만에 12kg을 빼는 절치부심 끝에 솔로가수로 나선 그는 이후 내놓는 음반마다 줄줄이 히트하며 영국뿐 아니라 유럽 최고의 인기 가수로 부상한다.


국내에서도 CF에 'Supreme'이 삽입되며 뒤늦게 인기를 끌었다.
'라이브 앳 넵워스' 공연은 2003년 'Escapology' 앨범을 내놓고 가진 라이브다.


악동 같은 그의 행동은 좋아하지 않지만 'Escapology' 음반에 들어있는 'Me and My Monkey'를 너무 좋아하기에 이 곡 하나보고 DVD 타이틀을 샀다.
그런데 DVD 타이틀은 기대 이상이다.


쇼맨십이 풍부한 로비 윌리엄스는 2시간 동안 파격적이고 폭발적인 무대 매너로 공연장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과 DTS 음향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떨어진다.


해상도가 부족하고 색도 번진다.
그래도 뜨거운 공연장의 열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관객과 화끈한 애정행각을 벌이는 'Come Undone', 그의 최고 노래 'Me and My Monkey', 눈이 번쩍 뜨이게 만드는 'Supreme' 등은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만든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구름같이 몰려든 관객들이 넵워스 벌판을 가득 메웠다.
위대한 마술사 후디니의 집에서 영감을 얻어 제목을 붙였다는 'Escapology' 음반 재킷과 똑같이 등장하는 로비 윌리엄스.
그의 뒤를 뜨겁게 받쳐준 백댄서 Hot Fudge.
무대에 몇 조각으로 갈라지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다양한 영상을 보여준다. 마치 불길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듯한 영상이 펼쳐지는 'Come Undone'.
로비는 'Come Undone'을 부르던 중 여자 관객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다. 끌어안고 노래를 부르던 중 여자가 로비의 엉덩이를 만지자 로비의 손이 여자의 가슴으로 향한다. 이어 관객들의 환호가 터지고 두 사람은 진한 키스를 나눈다. 로비다운 무대다.
여자팬들이 많다 보니 이런 희한한 풍경도 등장한다. 로비도 'Supreme' 노래를 부르다가 놀라 "Oh, Jesus"를 외치며 카메라더러 빨리 여기를 비추라고 소리 지른다.
로비가 느닷없이 "가라오케 시간을 갖자"고 하더니 대형 스크린에 가사가 뜬다. 'Strong'을 관객과 함께 부르는 로비.
너무나도 좋아하는 노래 'Me and My Monkey'를 부르는 장면.
로비가 포토타임을 제안하며 "하나 둘 셋"을 외치자 관객들이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린다. 마치 별바다 같다.
공연도중 무대 위로 날아든 여성의 속옷.
공연뿐 아니라 영상도 현장감 있게 잘 잡았다. 적어도 10여 대 이상 카메라를 배치한 듯, 컷이 무대와 관객 사이를 수시로 넘나들며 굉장히 자주 바뀐다.
쇼맨십이 풍부한 로비. 아이돌 그룹 출신답게 춤도 잘 춘다.
'라이브 앳 넵워스'는 지금까지 나온 다양한 공연 실황 DVD 중 몇 손가락 안에 들만큼 잘 만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