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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로빈 후드 (4K 블루레이)

울프팩 2018. 10. 22. 15:41

영국의 전설적 영웅 로빈 후드는 서양판 홍길동이다.
둘 다 못된 부자나 탐관오리를 털어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의적이었다.

다만 홍길동은 허균이라는 원작자가 있는 반면 로빈 후드는 백성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온 민담이라는 점이 다르다.
그만큼 로빈 후드가 실존 인물인지, 가공의 인물인지도 불분명하다.

무리들과 숲에 숨어 살면서 신기에 가까운 활 솜씨로 악당들을 혼내주고 약자를 돕는 로빈 후드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매혹적이다.
당연히 숱한 문학 작품과 영화의 소재가 됐다.

영화만 해도 더글라스 페어뱅크스가 주연한 무성영화 '로빈후드'(1922년)를 비롯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숀 코네리와 오드리 헵번 주연의 '로빈과 마리안'(1976년),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로빈 훗'(1991년) 등 다양하다.
여기에 애니메이션과 TV시리즈까지 포함하면 셀 수도 없다.

이 많은 작품들은 배우만 바뀌었을 뿐 대부분의 이야기가 비슷하다.
그런데 리들리 스콧 감독의 '로빈 후드'(Robin Hood, 2010년)는 우리가 익히 아는 이야기와 좀 다르다.

명궁이라는 점과 마리안, 리틀 존 등 등장인물들은 그대로지만 로빈 후드는 사자왕 리차드를 따라 십자군 전쟁에 종군한 궁수로 나온다.
우여곡절을 겪고 돌아온 로빈 후드는 귀족들을 규합해 영국을 침공하는 프랑스 군과 맞서 싸워 조국을 구하는 영웅으로 등장한다.

우리가 아는 숲에 숨어사는 의적 로빈 후드는 결코 이 작품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엔딩을 통해 향후 로빈 후드가 소위 도적의 우두머리가 될 것이라는 암시만 나온다.

결국 이 작품은 로빈 후드의 프리퀄인 셈이다.
이처럼 같은 소재의 다른 이야기가 이 영화의 특징이자 약점이다.

지금까지 봤던 로빈 후드와 다른 이야기는 그만큼 신선하고 궁금증을 유발한다.
하지만 의적의 활약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럽다.

오히려 구국을 위한 영웅의 활동은 의적물이라기보다 전쟁물에 가깝다.
문제는 결말까지 마냥 늘어지는 이야기를 참고 견뎌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 작품을 만든 사람들이 '글래디에이터'로 흥행몰이에 성공한 리들리 스콧 감독과 러셀 크로우라는 점에서 더더욱 실망감은 배가 된다.
다른 시각에서 로빈 후드를 바라 본 점은 고무적이지만,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프리퀄을 고집할 이유가 있었는 지 의아하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4K와 일반 블루레이 모두 감독판과 극장판 2가지를 수록했다.

 

감독판은 극장판보다 16분 더 길다.

4K 타이틀은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한다.

 

화질은 좋다.

윤곽선이 선명하고 색감이 자연스럽다.


1080p 풀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도 화질이 좋다.
연두색이 신선한 영국 숲의 절경을 깨끗하게 담아냈다.

 

음향은 4K 타이틀의 경우 DTS X 포맷이다.

리어를 적절하게 활용해서 풀벌레 소리의 숲 속 각종 동물 소리가 사방 스피커에서 쏟아지는 등 서라운드 효과를 잘 살렸다.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은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데 역시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4K와 마찬가지로 화살이 공기를 가르고 날아가는 소리가 압권이다.


부록은 갤러리 밖에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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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는 16분이 늘어난 감독판을 담았는데, 극장 개봉시 보지 못해서 어느 부분이 늘었는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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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감독이 만든 이 작품은 우리가 아는 로빈 훗 이야기와 많이 다르다. 그 생경함이 신선하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다. 문제는 후자가 더 우세하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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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감독은 대규모 싸움 묘사에 탁월하다. 특히 수 많은 사람들이 얽힌 전투 장면에서 임팩트있는 세부를 짚어내는 연출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다. 스티븐 스필버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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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가장 손꼽고 싶은 장면은 로빈 훗이 노팅엄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연두색 빛이 신선한 영국 숲의 절경을 아름답게 잘 잡아냈다. 숲의 맑은 공기가 느껴지는 듯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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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안을 연기한 케이트 블란쳇. 마리안 치고는 미인도 아니고, 좀 오래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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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군의 영국 상륙 장면은 마치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노르만디 상륙작전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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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9대의 카메라, 1500명 이상의 스턴트맨, 2만5,000벌의 의상 등을 동원해 이 작품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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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이 작품은 소소한 의적이야기라기 보다 스펙터클한 전쟁물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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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훗은 1160년에서 1247년경에 활동한 인물로, 헌팅턴의 체스터 백작이라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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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로빈 훗은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비롯해 '아이반호' 등 여러 문학 작품에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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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 알려진 로빈 훗 이야기는 16세기에 다듬어진 것으로, 사자왕 리차드를 따라 십자군 전쟁에 종군한 이야기도 이때 생겨났다. 이후 왕의 부재로 나라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발호한 탐관오리들을 로빈 훗이 혼내주면서 인기를 끌었다는 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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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은 스펙타클한 영상에 일가견이 있는 존 매디슨이 맡았다. 그는 '글래디에이터' '한니발' '오페라의 유령' '킹덤 오브 헤븐' 등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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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훗을 연기한 러셀 크로우. 그는 시대극이 잘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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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공성전 등 시대 상황을 잘 묘사했다. 고증도 그만큼 신경 썼다는데, 어느 정도나 정확한 지는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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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엔딩 크레딧이 인상적이다. 그림처럼 변형시킨 강렬한 색감의 엔딩 크레딧은 기억에 남을 만큼 훌륭하다.

로빈후드 : 블루레이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로빈 후드 (2Disc 4K UHD 한정수량)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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