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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피스벨 (블루레이)

울프팩 2014. 5. 23. 09:21

멤피스벨은 제 2 차 세계대전 당시 실존했던 미군의 B17 폭격기 중 하나였다.

이들은 서유럽 전선에서 총 25회의 출격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전원이 미국으로 돌아가 유명해졌다.

 

마이클 카튼존스 감독의 영화 '멤피스벨'(Memphis Belle, 1990년)은 바로 이들의 실화를 토대로 만들었다.

내용은 멤피스벨의 마지막 임무였던 1943년 5월17일의 25번째 폭격임무 과정을 다뤘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마치 전장에 와있는 듯한 실감나는 영상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미국, 프랑스, 영국에 남아있던 실제 B17 5대를 동원해 촬영했다.

 

여기에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찍은 다큐멘터리 '더 멤피스벨: 하늘의 요새'를 참조해 폭격에 나선 B17과 독일 전투기들이 벌이는 공중전, 폭격 장면, 독일군의 대공포에 만신창이가 된 채 귀환하는 장면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내용의 상당 부분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더더욱 긴장된다.

 

컴퓨터그래픽이 발달하기 전이라 일부 특수효과를 사용한 장면들이 튀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 바람에 실제 비행기들을 동원하면서 더 생동감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제 2차 세계대전 때 공중전을 다룬 영화들이 여러 편 있지만 그 중에서도 폭격기의 실상을 다룬 영화 중에서는 단연 발군이다.

 

특히 마지막 임무를 앞두고 출격 전 승무원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 드라마도 잘 살렸다.

전체적으로 연출과 구성 등이 제대로 된 탄탄한 전쟁물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은 편은 아니다.

입자가 거칠고 지글거림이 눈에 띈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소리의 이동성이 좋아서 적절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리어에서 머리 위를 넘어 전방으로 이동하는 비행기 엔진 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부록으로 윌리엄 와일러가 감독이 1944년에 촬영한 컬러 영상의 다큐멘터리 '멤피스 벨: 하늘의 요새 이야기'가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영화의 주인공인 멤피스 벨은 실제로 B17F형이었다. 그러나 제작진은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 구한 총 5대의 B17 폭격기 가운데 1대만 F형이었고 나머지는 영화 속 시점보다 뒤에 제작된 G형이어서 이를 F형처럼 보이도록 개조해 촬영했다. 그러나 F형과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다. 

기체명 멤피스벨은 테네시주 멤피스에 살던 여인 마가렛 폴크를 위해 붙였다. 조종사 로버트 모건 대위의 약혼녀였으나 둘은 파혼했고, 평생 친구로 살았다. 1990년 4월 사망한 폴크의 묘비명에는 '멤피스벨, 마가렛 폴크 여기 잠들다'라고 새겨져 있다. 

멤피스벨은 영국 주둔 중인 미 육군항공대 제 324비행대의 제 91 중폭격대 소속의 1개 비행대대였다. 미 육군항공대는 총 15개의 비행대를 보유했다. 1개 비행대대는 1기의 폭격기와 승무원들로 구성됐다. 

후방 사수를 맡은 가수 해리 코닉 주니어. 극 중 파티장면에서 '대니보이'를 부른 그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실제 멤피스벨 후방 사수였던 존 퀸런 병장은 뉴욕주 융커스출신의 카펫회사 직원이었다. 그는 태평양 전선에도 배치돼 B29에 탑승, 3기의 적기를 격추하기도 했다. 

맨 뒤에 앉은 D.B 스위니는 폭격수를 연기. 실제 멤피스벨 폭격수였던 빈센트 에반스 대위는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트럭 여러 대를 운용했고, 로널드 레이건, 제임스 스튜어트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친구였다. 태평양전선에도 참전해 B29에 탑승했고, 전후 레스토랑 주인과 자동차경주 선수를 하기도 했다. 

영화는 총 25회 출격 임무를 완수한 멤피스벨의 1943년 5월17일 마지막 비행을 다뤘다. 영화에서는 마지막 임무가 공장지대 폭격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빌헬름스하펜에 있던 나치 독일의 잠수함 기지 폭격이었다. 

일어서서 시를 낭송하는 통신병 역할은 에릭 스톨츠가 연기. 실제 멤피스벨 통신병은 워싱턴주 스포캔 출신의 공사장 일꾼이었던 로버트 핸슨 병장이었다. 

멤피스벨의 마지막 폭격 임무에는 B17, B24, B26, P47, 스피트파이어 등 폭격기와 호위 전투기 합쳐 약 1,000대의 비행기가 출격했다. B17에는 총 10명의 승무원이 탑승했다. 

멤피스벨의 실제 우측 사수 빌 윈첼 병장은 시카고 페인트 회사 직원이었고, 실제 좌측사수 캐스미어 나스탈 병장은 디트로이트의 세탁기 수리공이었다. 

맨 오른쪽의 조종사 역할은 매튜 모딘이 연기. 그의 삼촌 와이들러 모딘은 제 2차 세계대전 때 B17 조종사였다. 매튜 모딘이 입은 재킷과 유니폼은 그의 삼촌이 입었던 의상들이다. 실제 멤피스벨 조종사였던 로버트 모건 대위는 중령까지 승진했다. 그는 도쿄공습에 나선 B29폭격기 편대의 선두기를 조종하기도 했다. 

B17은 영하 40도의 고도 2만5,000피트 상공까지 올라가다 보니 산소마스크가 필요했다. 특히 고고도에서 기체 외부의 공기가 응결되며 하얗게 비행운을 남겼다. 비행운은 적에게 위치를 노출하는 역할을 해서 조종사들에게는 끔찍한 존재였다. 

B17은 적기에 대한 공격을 쉽게 하고 아군을 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다리꼴 모양의 편대를 형성했다. 제작진은 5대의 실제 B17을 빌려 촬영했으나 이 가운데 1대는 촬영 중 사고로 전소됐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멤피스벨은 전후 무장해제된 뒤 1946년 오클라호마 알터스의 고철처리장으로 갈 뻔 했으나 멤피스 시민들이 구원에 나서 1948년부터 2003년까지 각지에서 전시된 뒤 2005년 라이트패터슨 미 공군박물관에 전시됐다. 

제작자 데이비드 퍼트넘은 원래 영국 공군 폭격기와 승무원들 얘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으나 미국 자본이 들어오면서 미군 폭격기 얘기로 바뀌었다. 제작자 중 한 명인 캐서린 와일러는 이 영화의 모태가 된 다큐멘터리 '멤피스벨 : 하늘의 요새이야기'를 촬영한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딸이다.

멤피스 벨
마이클 카톤 존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멤피스 벨 : 블루레이
감독:마이클 카튼-존스 출연:매튜 모딘, 에릭 스톨츠, 테이트 도노반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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