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울프팩 2005. 12. 13. 23:03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Mr & Mrs Smith, 2005년)는 어른들을 위한 결혼에 대한 우화다.
영화 속 주인공인 스미스 부부(브래드 피트 Brad Pitt &앤젤리나 졸리 Angelina Jolie)는 연애시절 달콤한 사랑을 꿈꾸며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신혼을 거쳐 어느덧 5~6년이 지나면서 서로에게 무감각해지는 권태기를 맞는다.

둘 다 직업이 킬러여서 서로를 터놓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점도 한 몫했다.
결과적으로 여기서 돌파구가 되는 것은 직접적인 충돌이다.

영화는 부부의 갈등을 총과 주먹을 사용하는 극단적 방법으로 해결한다.
쌓이고 쌓인 서로에 대한 감정을 온 집안을 날려버릴 만큼 강렬한 총격전과 죽일 듯 주먹을 주고받는 화끈한 부부싸움으로 분출한다.

현실에서 결코 이뤄지기 힘든 일을 다뤘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이 작품은 결혼에 대한 판타지다.
보는 사람도 이를 잘 알기에 죽을 둥 살 둥 벌이는 스미스 부부의 사랑싸움을 유쾌하게 볼 수 있다.

결국 스미스 부부는 자신들의 갈등을 외부에서 찾아든 공동의 적에게 총탄 세례로 쏟아부으며 사랑을 회복한다.
지극히 영화적이며 뻔한 결말을 후련한 액션으로 커버했다.

부부간에 결코 감추거나 속이지 말라는 교훈과 함께 막을 내린 이 작품은 '본 아이덴티티'로 명성을 얻은 더그 라이만(Doug Liman) 감독이 연출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특별한 잡티가 없고 색상도 좋다.
특히 DTS를 지원하는 음향은 후련한 소리를 쏟아낸다.

사방에서 총탄 튀는 소리로 서라운드 효과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부록으로 감독과 제작자들의 음성해설 2가지가 실려있으며 제작과정과 삭제장면이 들어있는데 그다지 보고 들을 메뉴는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각각 직업이 살인청부업자여서 서로에게 말을 하지 못하는 스미스 부부로 출연한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 원래 졸리 역할은 니컬 키드먼, 캐서린 제타 존스에게 제의했으나 모두 고사해 졸리가 맡았다. 두 사람은 이 작품을 찍으며 숱한 염문을 뿌려 화제가 됐다.
스미스 부부의 직업이 직업인 만큼 요란한 액션이 심심찮게 나온다.
두 사람이 각각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서로를 죽이라는 명령이 떨어지며 두 사람의 싸움은 시작된다. 그렇지만 두 사람의 싸움은 조직의 명령을 빙자한 둘의 해묵은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이다.
볼 만한 것은 화해한 스미스 부부를 제거하기 위해 양 조직원들이 벌이는 자동차 추격장면. 자동차를 중심으로 360도 회전촬영이 가능한 믹 리그 장치를 써서 촬영한 장면이 박력 넘친다.
내부 결속을 위해 전쟁이 필요하다는 속설처럼 두 사람을 뭉칠 수 있게 만든 것은 외부의 적이다.
슬로 모션까지 동원해 가며 촬영한 마지막 총격전은 '첩혈쌍웅' '영웅본색' 같은 홍콩 영화를 연상케 한다. 아닌 게 아니라, 대본을 쓴 사이먼 킨버그는 홍콩 누아르 마니아여서 일부러 이 장면에 홍콩 액션을 많이 가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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