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추천 DVD / 블루레이

바다가 들린다

울프팩 2008. 8. 24. 10:36

사람들은 추억을 먹고 산다.
모치즈키 토모미 감독의 저패니메이션 '바다가 들린다'(1993년)는 박학기의 노래 '향기로운 추억' 같은 작품이다.

나른하면서도 아른한 음색으로 여름날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노래처럼 이 작품은 안타까우면서도 가슴 설레는 지나간 청춘의 한 때를 생각나게 한다.
일본 시골 마을에 전학 온 여학생과 두 남학생 사이에 피어나는 우정과 사랑을 담담하게 그려낸 점이 돋보인다.

미묘한 감정선을 이야기로 잘 다듬어낸 점도 훌륭하지만,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 답게 단연 그림이 발군이다.
특히 수채화처럼 농담을 잘 살린 풍경과 색채, 은은한 트럼펫 소리가 가슴을 아리게 하는 서정적인 음악이 훌륭하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제작연도를 감안하면 괜찮은 편.
잡티 하나 없는 뚜렷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한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DVD 타이틀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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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히무로 사에코의 소설이 원작이다. 원작 소설은 잡지 아니메쥬에 2년 동안 연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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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작품이 언제나 그렇듯 사실적이고 정교한 그림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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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지브리가 TV 시리즈용으로 처음 도전한 작품이다. 토쿠마쇼텐, 일본TV, 지브리가 함께 제작해 일본TV에서도 방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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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내에서도 유행했던 티셔츠를 등 뒤에 걸치는 방식이 작품 속에 등장한다. 추억을 다룬 영화만큼이나 과거의 기억이 새로운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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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특징은 수채화 같은 풍경에 있다. 특히 색의 농담을 잘 조절해 멀리 있는 희미한 색채의 풍경과 가까이 있는 풍경의 색을 뚜렷하게 표현해 절로 원근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든 점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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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 작품의 최초 내부 시사회때 화를 냈다. 자신과 스타일이 너무 달랐기 때문. 나중에 지브리 사람들은 미야자키 감독이 이 작품을 만든 젊은 작가들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사실 미야자키 감독으로서는 표현하기 힘든 섬세함이 이 작품 속에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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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인 표현이 압권인 장면. 특히 빛과 그림자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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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이 작품을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해 작품 속 배경이 된 실제 코오치를 방문해 사진을 찍고 그대로 그림으로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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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줄거리도 훌륭했고 애니메이션의 구도도 완벽했기에, 나중에 TV드라마로도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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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코오치에 있는 오비야마치 풍경. 사진으로 착각할 만큼 실제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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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타 시게루가 담당한 음악도 훌륭했다. 주제가 '우미 니 나레따라'는 사카모토 요코가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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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분위기를 놀랍도록 똑같이 재현할 수 있었던 것은  원작의 삽화를 그린 콘도 차크야가 이 작품의 작화 감독을 맡았기 때문이다. 콘도 차크야는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붉은 돼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원화를 그렸고 '추억은 방울방울'의 작화 감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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