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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바벨

울프팩 2007. 5. 4. 21:40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만든 '바벨'(Babel, 2006년)은 성경의 창세기의 바벨탑 전설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모로코 아이들이 장난삼아 쏜 총 때문에 4군데의 각기 다른 지역의 가정이 흔들리는 과정을 다뤘다.

이 작품에서 바벨탑 역할을 한 것은 총이다.
일본인 관광객이 모로코에서 사냥을 하고 선물로 준 총 한자루는 네 군데 가정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바벨탑이 돼버렸다.
감독은 미국, 모로코, 일본, 멕시코를 오가는 현지 로케이션으로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의 충돌이 가져오는 적나라한 모습을 설득력있게 담아냈다.

그러나 영화의 진정한 주제는 의사소통의 문제를 다룬 바벨리즘이 아니다.
이냐리투 감독의 말마따나 "네 가지의 서로 다른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를 통해 본원적인 가족애를 강조하고 있다.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야쿠쇼 코지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낯선 현지인들을 배우로 기용했다는 점도 특이하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황량하면서도 쓸쓸한 느낌을 잘 살렸다.
밤 장면은 디테일이 떨어지지만 클로즈업의 세밀한 묘사는 아주 뛰어나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우수하다.
사막의 황량한 바람소리, 총소리 등을 들어보면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확연하게 나타난다.

<파워DVD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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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에서 현지 촬영한 장면. 영화는 다큐처럼 흔들리는 카메라를 통해 현장감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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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의 딸 데비를 연기한 엘르 패닝은 유명 아역배우 다코타 패닝의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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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장면은 말을 하지 못하는 청각장애 여고생과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청각장애 여고생 치에코를 연기한 기쿠치 린코는 청각장애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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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트 피트 등 일부 배우를 제외하고는 모로코 출연진은 모두 브래드 피트가 누군지도 모르는 현지인들이다. 의사 역할을 한 모로코인은 극중 배역 그대로 실제 수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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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리투 감독은 6년전 도쿄를 방문한 뒤 일본 문화에 반해서 이번에 일본 장면을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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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가 머무는 마을을 찍은 곳은 모로코의 타구엔잘로. 황량한 배경과 구스타보 산타올라야의 음악이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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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쿠치 린코는 헤어누드까지 마다않고 과감한 연기를 했다. 이냐리투 감독은 특이하게도 청각장애 소녀들에게 묘한 에로티시즘을 느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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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장면은 멕시코 오하카에서, 미국과 멕시코 국경 검문소 장면은 아리조나의 사사베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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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모로코 경찰역을 한 배우들은 아이들만큼 총도 못쏘고 연기도 못해 이냐리투 감독이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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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인 가정부 이야기는 실제로 25년을 미국에서 살았으나 밀입국자라는 이유로 전 재산을 빼앗기고 가방만 든채 추방당한 아멜리아라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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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밀입국하는 멕시코인들이 헤매다가 곧잘 변을 당하는 엘 피나카테의 소노라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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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대사보다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장면. 모로코 장면에 등장하는 현지인들은 모두 배우가 아닌 실제 마을 주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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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의 얼굴 잔주름까지 보일 정도로 영상의 디테일은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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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위 댄스'의 야쿠쇼 코지가 아버지 역할로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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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여고생 이야기 또한 모로코 마을에 사는 어느 할머니의 손녀딸 이야기다. 이냐리투 감독은 모로코 마을 장면을 촬영중 손녀딸을 만나보고 도쿄 이야기를 구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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