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빌로우

울프팩 2004. 12. 4. 00:15

잠수함이 등장하는 영화는 언제나 긴장감 넘친다.
깊은 물 밑이라는 공간이 주는 공포와 빠져나갈 곳이 없는 폐쇄성 때문이다.

그래서 공포 영화를 만들기에도 딱 좋은 소재다.
데비이드 토히(David Twohy) 감독의 '빌로우'(Below, 2002년)는 잠수함에서 벌어지는 유령의 복수를 다룬 공포물이다.

그다지 무섭거나 잔혹한 장면은 없지만 숨 막히게 조여드는 분위기가 한 몫한다.
유명 배우도 안 보이고 액션 대작도 아니어서 묻히기 쉬운데, B급 영화치고 꽤 잘 만든 편이다.

무엇보다 잦은 장면 전환으로 단조로울 수 있는 잠수함이라는 제한 공간을 계속 색다르게 보여준 편집이 훌륭하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괜찮다.

클로즈업이 제법 볼 만하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도 서라운드 효과가 훌륭하다.

소리의 방향감이 좋아서 잠수함 영화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잠수함 영화라면 의례히 독일 U보트를 떠올리기 쉬운데 이 영화는 특이하게 미국 잠수함을 소재로 다뤘다.
사선으로 기운 구도와 잦은 장면전환, 화면 흔들림은 별다른 특수효과를 사용하지 않고도 잠수함이 처한 긴박한 상황을 잘 표현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특징은 잠수함 영화에서 보기 힘든 여인이 등장하는 점이다. 그것도 함에 승선한 주요 인물로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해군이 잠수함 발견을 위해 사용한 쇠갈고리. 영화에서 독일 해군이 사용한 것으로 나온다. 쇠갈고리가 해저를 훑고 지나가면서 잠수함 선체가 걸리면 함을 통째로 흔들고 선체를 찢어 놓는다.
잠수함 속 유령을 다룬 색다른 공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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