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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사랑의 레시피

울프팩 2008. 1. 14. 22:44
요리는 욕망의 모호한 대상이다.
비단 '나인 하프 위크'처럼 음식이 성적 욕망을 상징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영화속에서 요리는 때로 사랑의 매개체로, 때로 질투의 표상으로 둔갑하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지난해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라따뚜이' '식객' '불고기' 등 요리를 소재로 다룬 영화들이 쏟아져나왔다.
오죽했으면 지난해 베를린영화제는 음식 소재 영화부문을 신설하기도 했다.

스코트 힉스 감독의 '사랑의 레시피'(No Reservations, 2007년)도 이런 흐름에 편승한 영화다.
일류 레스토랑 주방장인 케이트(캐서린 제타 존스)가 자신의 삶에 뜻하지 않게 뛰어든 조카 조이(애비게일 브레슬린)와 자신의 주방에 불쑥 뛰어든 부주방장 닉(아론 애크하트)과 함께 하면서 복잡하게 얽힌 인생사를 풀어가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요리는 때로 구애의 수단이요, 용서를 비는 도구이자 화해의 신호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요리에 얽힌 다양한 볼거리나 에피소드를 기대하면 곤란하다.
이 작품에서 요리는 하나의 소품처럼 그냥 소재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영화는 뻔한 줄거리 속에 지루하게 흘러간다.

'나인 하프 위크'처럼 탐미적인 영상도, '라따뚜이'처럼 기발한 볼거리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적절하게 가미된 음악만 귀에 들어올 뿐이다.
그러고보니 선곡은 훌륭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최신작치고는 기대에 못미치는 화질이다.
입자가 거칠고 초반부에는 지글거림도 보인다.

돌비디지털 5.1 채널도 특별한 서라운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부록은 영화제작의 뒷장면을 담은 'unwrapped'라는 메뉴 하나 뿐이다.
재미있는 것은 뉴욕에 소재한 프랑스 요리학교 주방장 리 앤 웡이 등장해 극중 애비게일 브레슬린이 만든 팬케이크 요리법을 강의한다.
그렇다고 심도 깊은 요리강좌는 아니고 우유, 바닐라, 소금, 밀가루, 계란 등 소재를 적당히 섞어 구우라는 평범한 내용이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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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두 사람의 주방장이 사랑싸움부터 요리싸움까지 벌이는 주방전쟁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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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주요 무대가 된 뉴욕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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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못지않게 아이 또한 주인공 남녀의 사랑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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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여성 감독 산드라 네텔벡이 2001년에 연출한 독일 영화 '벨라 마샤'를 미국식으로 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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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위해 캐서린 제타 존스와 아론 애크하트는 일류 요리사인 마이클 화이트에게 요리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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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 애크하트도 칼로 음식을 써는 갖가지 기술을 배워 촬영하다가 손을 베어 음식에 피가 묻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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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감독한 스콧 힉스는 '샤인' '삼나무에 내리는 눈' '하트 인 아틀라스' 등 인간의 내면 세계를 다룬 작품들을 감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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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등장하는 길모퉁이 작은 레스토랑은 뉴욕의 리틀 아울 식당이다. 15년 경력의 이곳 주방장인 조이 캄파나로가 영화에 여러모로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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