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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파밸리

울프팩 2010. 5. 11. 06:17

나파 밸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차를 달리면 나타나는 나파 카운티에 위치한 대규모 와인 생산지다.
대규모 기업부터 개인용 와인생산업자까지 포함하면 약 1,800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나파 밸리는 세로 40km, 가로 12km의 좁고 긴 지형으로 볕이 좋고, 일교차가 커서 와인을 재배하기 딱 좋은 곳이라고 한다.
1860년대부터 이곳에서 와인을 생산했는데, 금주법이 발효된 1920년대에 대부분의 농장이 문을 닫았다가 1940년대부터 와인 생산이 재개됐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관광객들이 심심찮게 몰려든다.
이를 노린 듯 유명 레스토랑들도 곳곳에 자리잡고 있고, 각 와이너리들은 시설 안내와 와인 맛보기, 기념품 판매 등으로 톡톡히 돈을 벌고 있다.

참고로, 각 와이너리들은 직접 와인을 판매하는데 이곳에서 구입하는게 공항 면세점보다 싸다.
대신 비행기에 들고 탈 수 없으니, 트렁크에 깨지지 않도록 잘 포장해서 넣는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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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밸리를 방문한 날도 날씨가 너무 좋았다.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녹색 포도밭은 장관이다. 맑은 날은 햇볕이 너무 강하니 선글라스를 가져가는게 좋다. 물론 사전 예약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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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서 평일에 차가 안막히는 시간대를 선택하면 1시간 15분 가량이면 나파 밸리에 도착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곳이 오퍼스원과 바로 로버트 몬다비의 와이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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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몬다비는 미국산 와인을 프랑스 유명 와인들과 같은 등급인 그랑쿠르급으로 끌어올린 미국 와인의 황제로 꼽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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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을 위해 포도 품종을 적어놓은 표시석이 박혀 있다. 로버트 몬다비의 와이너리는 캘리포니아산 와인 중 가장 품질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는 미국산 와인의 질이 한참 떨어지던 1960년대에 미국 와인을 프랑스 와인처럼 만들기 위해 프랑스 오크통과 프랑스 유명 와인전문가들을 데려다가 와인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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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넝쿨이 아니다. 스페인산 얕으막한 건물의 벽을 타고 올라가는 포도 넝쿨이다. 와이너리 직원 설명에 따르면 나파 밸리 와이너리 건물들은 종교식 건물들을 많이 따랐다고 한다. 하늘에 와인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구원을 갈구하는 종교 못지 않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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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2층 발코니에서 내려다보면 끝없이 펼쳐지는 포도밭의 장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태양이 비치는 각도와 지형의 높낮이에 따라 포도를 심는 방향 등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종자마자 다른 방향으로 늘어선 포도들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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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저장고에 마련된 와인 숙성통. 가운데 붉은 색 띠는 보관 연도에 따라 색이 다르단다. 참나무통에 보관하는 이유는 나무의 향이 와인과 잘 섞여서 독특한 맛을 내기 위해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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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다비는 처음으로 프랑스산 오크통을 도입했고, 스텐레스 탱크를 이용한 냉온 발효법을 처음 적용한 인물이란다. 그는 2008년에 사망했고, 지금은 그의 아들들이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유명한 2006년산 오퍼스 원 제작자 서명에도 로버트 몬다비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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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다비 와이너리에서도 각종 기념품을 파는데, 이곳에서만 파는 기념품이 바로 몬다비 와인따개다. 칼처럼 뽑으면 특이하게 갈라진 쇠가 나오는데, 저것을 코르크 양 옆에 끼우고 흔들면 마개가 뽑힌다. 일반적으로 돌려서 마개를 뽑는 방식보다 쉬워 보였다. 직원은 손잡이 부분으로 맥주도 딸 수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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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밸리의 햇빛을 담았다. 투어가 끝나면 와인 시음을 하는데, 3종류의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솔직히 와인을 잘 몰라서 와인보다는 안주로 나온 마늘 피자가 더 맛있었다. 너무 조금 줘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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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에서 차로 10분쯤 달리면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나오는데, 이름을 잊어먹었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가기 힘든 곳인데, 음식이 맛있었다. 문제는 가격. 오퍼스 원의 경우 1인당 점심이 225불 가량 하는데, 이곳 역시 만만치 않았다. 5명 정도가 적당히 식사를 하고 디저트에 와인을 한 잔 곁들이면 상상을 초월하는 값이 나온다. 15% 가량 줘야하는 팁만 몇 백불 나올 정도. 얻어먹는 입장이라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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