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소년은 울지 않는다

울프팩 2005. 3. 3. 00:49

사람들은 인생을 흔히 여정에 비유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킴벌리 피어스(Kimberly Peirce) 감독의 '소년은 울지 않는다'(Boys Don't Cry, 2000년)는 로드무비다.

종착지를 알 수 없는 긴 여행을 떠나는 다른 사람의 여정과 달리 주인공 티나 브랜든(힐러리 스웽크 Hilary Swank)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기 위한 험난한 여행을 떠난다.

이 작품은 1993년 미국 네브라스카주에서 실제 일어났던 살인사건을 소재로 다뤘다.
당시 21세의 티나 브랜든이라는 여성은 남자가 되고싶어 수년 동안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성전환수술을 준비하다가 친구처럼 지내던 2명의 남성에게 여자라는 사실이 들통나 비참하게 강간당한 후 2명의 여자친구와 함께 살해당했다.

실화를 그대로 옮긴 영화는 내용 만큼나 어둡고 우울한 영상으로 가득하다.
동성애자의 아픔과 힘든 삶을 솔직하게 담아낸 점을 높이 살만하지만 보고나면 기분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입자가 거칠고 암부디테일도 떨어지는 등 화질이 좋지 않다.
음향도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서라운드 효과를 느낄만한 부분이 거의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감독의 은유적 인서트 컷이 자주 나온다. 어두운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는 불안한 티나의 삶을 암시하는 듯 하다.
주인공을 연기한 힐러리 스웽크. 짧게 깎은 머리와 얼굴을 보면 영락없는 남자다. 그는 이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 2000년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시카고 영화제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동성애자의 슬픈 현실. 편의점에서 생리대를 훔치는 티나의 모습이 안스럽다.
티나의 애인역을 한 크로 세비그니. 그 역시 뉴욕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을 탔으며 아카데미에 후보로 올랐으나 수상하지 못했다.
영화속에서 티나와 다른 여자친구 등 2명이 살해되는 것으로 묘사됐으나 실제로는 애인인 여자친구까지 3명이 살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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