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스물

울프팩 2015. 3. 27. 23:04

"누가 스무살이 좋을 때래?"

영화 속 동우(준호)가 내뱉는 대사가 이병헌 감독의 '스물'이 어떤 영화인 지 말해 준다.

 

"그때가 좋은 때"라고 지나가듯 말하는 어른들의 얘기에 과연 그런지 반문하듯 전개되는 영화다.

그런데 그 내용이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배꼽빠지게 웃기고 재미있다.

 

고교 친구인 치호(김우빈), 경재(김하늘),  동우(준호) 세 친구가 맞는 스무살은 어른들이 생각하듯 마냥 푸르고 즐겁지 많은 않다.

연애는 뜻대로 되지 않고 꿈을 향한 길은 멀다.

 

그렇게 좌충우돌 깨지고 부딪치며 넘어지고 일어서는 과정이 웃기면서도 안타깝다.

그럼에도 절대 심각하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Y담을 섞어 자조하며 넘기는 것도 어찌보면 청춘이기에 가능하다.

 

버디 무비의 형식을 띠면서도 이들이 빚어내는 갖가지 에피소드는 '색즉시공'처럼 전형적인 성장통 영화의 장르 규범을 따르고 있다.

더러 오버하는 부분도 있고 맨 땅의 돌을 뽑아 들고 뛰는 장면처럼 치기어린 부분도 있지만 그 조차도 흥겹게 받아들일 만 하다.

 

과장조차도 즐거울 수 있는 것은 주연을 맡은 세 배우의 천연덕스런 연기다.

얼굴표정이며 몸짓, 대사 톤까지 영화 속 배역들에 딱 들어 맞는다.

 

여기에 이 감독은 특유의 유머 감각을 재기발랄한 슬랩스틱 코미디로 구현해 배꼽을 빼놓는다.

특히 중국집에서 어울리지 않는 해리 닐슨의 'without you'가 흐르는 가운데 펼쳐지는 액션 장면과 치호의 '고추행성의 침략'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부분은 압권이다.

 

중국집 액션 장면은 한때 유행했던 슬로모션 액션의 패러디를 보는 것 같다.

고추행성 애니는 요즘 유행하는 웹툰을 연상케 해 흘러간 유행과 뜨고 있는 유행이 한 작품 안에서 스쳐가듯 만난다.

 

유머도 아주 디테일하다.

자위에 대한 여고생의 발칙한 Y담은 꽤나 디테일해서 오히려 민망함을 넘어선다.

 

특별히 인상적인 영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 배우의 조합과 유쾌한 이야기 만으로도 충분한 작품이다.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C에서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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