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스테이

울프팩 2007. 1. 7. 23:08
마크 포스터 감독의 '스테이'(2005년)는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이야기에 온통 몽환적인 영상들로 가득하다.

특히 사선으로 기울어진 구도와 물 흐르듯 흩어지는 영상들은 마치 에드가 프로에제의 음악을 눈으로 보는 것처럼 신비롭다.
그렇지만 '영화는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명제에서 크게 어긋난 작품이어서 보는 내내 머리가 아프다.

내용은 자살을 예고한 청년의 죽음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정신과 의사가 겪는 기이한 체험들을 다루고 있다.
도대체 어디가 현실이고 꿈인지 불분명하다보니 이야기의 흐름을 좇는다는게 무의미한 작품이다.

그런 점에서 흥행 실패는 당연한 작품.
그렇지만 로베르토 샤퍼가 촬영한 영상만큼은 일품이다.
이야기를 떠나 그림책처럼 영상만 간직하고픈 작품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괜찮다.
중경, 원경에서는 윤곽선이 두텁고 디테일이 떨어지지만 전체적으로 색감이 따스해 잘 나온 사진집을 보는 느낌이다.

DTS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탁월하다.
전체적으로 소리가 넓게 퍼지며 저음이 웅장하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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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스노클 렌즈'를 이용한 촬영. 좁은 틈새로 내다본 영상이 기이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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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뿐만 아니라 이완 맥그리거의 의상도 화제다. 서있을 때도 발목 위로 훌쩍 올라간 깡총한 바지, 맨 살이 드러나는 짧은 양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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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를 맡은 이완 맥그리거와 그의 애인으로 등장한 나오미 왓츠는 진지한 연기를 했지만 이야기와 무관하게 겉도는 느낌을 준다. 그만큼 배역이 이야기속에 녹아들지 못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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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영화의 기본인 180도 법칙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오른편에 서 있던 인물이 어느 순간 왼편에 서 있는 등 인물들의 위치가 수시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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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대부분의 앵글이 불안하게 사선으로 기울어져 있다. 또 그 흔한 컷도 없다. 감독은 장면 전환을 컷 없이 물 흐르듯 촬영. 이유는 의식의 흐름을 나타내기 위해서였다. 오히려 컷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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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마치 퍼즐을 맞추든 모든 장면을 눈여겨봐야 하기 때문에 피곤하다. 강의가 끝나고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쌍동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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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유리방 안에서 춤 연습을 하는 사람들. 유리창 너머로 비가 쏟아지며 그림같은 풍경을 만든다. 이 장면은 사실 지하주차장에서 촬영. 거대한 유리방은 인공으로 만든 세트며 비 역시 의도적으로 뿌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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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이 절로 터져나온 환상적인 장면. 소위 '포자 애니메이션'이라는 기법이다. 수많은 영상 입자를 분해해 재구성하는 이 기법은 프랜틱 필름에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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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전경, 배경은 의도적으로 초점에서 벗어나게 만들었고 인물들만 초점이 맞아 또렷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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