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써니

울프팩 2011. 6. 11. 23:16

강형철 감독의 '써니'(2011년)가 관객 동원 441만 명을 넘었다.
감독의 전작인 '과속스캔들'의 코미디 코드를 그대로 끌어온 것이 유효한 듯 싶다.

하지만 과연 그럴 만한 작품인 지 의심스럽다.
아무래도 할리우드 작품들이 제대로 힘을 못쓰고, 이렇다 할 한국 영화들이 별반 없다보니 솔직히 그 덕도 많이 본 듯 싶다.

이 영화는 여고시절 똘똘 뭉쳤던 7명의 친구들이 고교생 자식을 둔 나이가 돼서 과거를 회상하며 다시 모이는 과정을 다뤘다.
말 그대로 추억을 팔아먹는 영화다.

하지만 곽경택 감독의 '친구'나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처럼 제대로 된 추억찾기는 아니다.
197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추억의 파편들을 적당히 얼기설기 꿰어맞춘 모자이크다.

과거라는 이름 하에 시대적 흔적들을 모아놓다보니 한 공간에 모이기 힘든 영화포스터나 거리 간판, 유행가 등이 잘못 혼재돼 있다.
그만큼 시대상을 제대로 반영한 영화는 아니다.

여기에 80년대 민주화운동 현장을 철딱서니 없는 여고생들의 싸움터로 둔갑시키는 등 시대상까지 희화했으니 좋게 보일리 없다.
특히 막판 아줌마들의 과한 빈소 앞 공연은 신파가 지나쳤다.

뒤죽박죽된 과거의 흔적들과 작정하고 달려든 신파, 시대상마저 희화한 저돌적인 코미디 정신 외에는 보이는 게 없는 영화다.
너무 빈 구석이 많기에 작품성을 운운하기 한심스러울 지경이다.

다만 여고생 역할들을 맡은 개성강한 배우들의 연기는 눈에 띈다.
오히려 아줌마를 연기한 배우들보다 어린 배우들이 더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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