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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 블루레이

아듀 라미

울프팩 2009. 4. 26. 22:56

오우삼의 '영웅본색'처럼 사나이들의 피같은 우정을 다룬 홍콩 느와르는 사실 프랑스 느와르가 원전이다.
프랑스 느와르 중에서도 남자들의 끈끈한 우정을 다룬 걸작이 바로 '아듀 라미'(Adieu L'ami, 1968년)다.

장 허먼 감독이 무려 40년전에 만든 이 영화는 세기의 미남 알랑 들롱과 터프 가이 찰스 브론슨이 기막힌 콤비를 이뤄 이야기를 끌어갔다.
특히 찰스 브론슨은 당시까지 조연에만 머물다가 이 작품을 계기로 특유의 콧수염을 기르고 출연해 주연으로 우뚝 선다.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사주를 받아 지하금고를 털려던 두 사내가 오히려 음모에 빠지는 내용이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사건은 해결되지만 두 사람은 씁쓸한 결말을 맞게 된다.

지금 다시 봐도 추리소설처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와 알랑 들롱과 찰스 브론슨 등 두 명배우가 뿜어내는 카리스마가 무섭게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경찰에 끌려가는 찰스 브론슨에게 알랑 들롱이 담배불을 붙여주는 엔딩은 두고두고 잊지못할 명장면이다.

최근 출시된 DVD는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으로 표기됐지만 실제로는 4 대 3 레터박스 포맷이다.
화질도 비디오 테이프 수준.
그냥 예전의 명작을 다시 볼 수 있다는데 만족한 타이틀이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서라운드 효과는 없다.
부록도 전무하다.

<파워DVD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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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모든 것을 뒤집어쓴 찰스 브론슨이 수갑을 찬 채 끌려나오며 담배를 입에 물자 화면을 향해 등을 돌리고 서있던 알랑 들롱이 말없이 성냥불을 그어 준다. 이 작품은 마지막 이 장면 하나로 사나이들의 가슴을 울린 명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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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을 맡은 찰스 브론슨과 알랑 들롱은 전직 프랑스 외인부대원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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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브론슨은 '빗속의 방문객'에서 유리창을 향해 호두를 던지더니, 이번 작품에서는 가득찬 컵에 음료수가 넘치지 않도록 동전을 빠트린다. 치기어린 장난 같지만 그의 매력이 빛을 발하는 장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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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브론슨이 극중 맡은 역들은 여인에게 결코 친절하지 않다. 이번 작품에서도 여인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비열한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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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꽃미남의 상징 알랑 들롱. 1935년생인 그는 4세때 부모가 이혼해 계부밑에서 컸다. 학교를 다닐 때는 갖은 말썽을 피워 여러 번 전학을 다녔고 결국 14세때 학교를 때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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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랑 들롱은 그후 푸줏간 등에서 일하다 3년 뒤 군대에 자원 입대해 인도차이나에 파병된다. 5년간 낙하산부대에 있었지만 거기서도 사고를 쳐 11개월 동안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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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랑 들롱은 결국 군에서 불명예 제대한 뒤 외판원, 웨이터 등 궂은 일을 하다가 영화판에 뛰어들었다.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은 59년 '태양은 가득히'였다. 잘 생긴 외모 뒤에 악마성을 감춘 열연으로 일약 그는 스타가 됐다. '태양은 가득히'는 나중에 맷 데이먼 주연의 '리플리'로 리메이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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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브론슨의 본명은 찰스 부친스키. 마치 러시아식 이름같아 영화배우로 활동하면서 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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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여배우는 '금지된 장난'의 소녀이자 '라붐'의 소피 마르소 엄마로 나오는 브리짓드 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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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건은 두 악녀들의 최후로 종결된다. 기관총을 맞고 죽어가는 여인들 뒤로 마치 팜므 파탈을 상징하듯 웃고 있는 여인의 그림이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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