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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베스크 'Greatest Hits' DVD

울프팩 2006. 1. 29. 15:36

아라베스크(Arabesque)는 1970년대 말, 1980년대 초 한국에서 꽤나 인기를 끌었던 독일의 3인조 여성 그룹이다.
1978년 데뷔 음반에 수록된 'Hello, Mr. Monkey'가 최대 히트곡인데, 이 곡은 최근 왁스가 '머니'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했다.

1980년대 초반 이들을 비롯해 둘리스, 바카라, 징기스칸 등 유럽의 댄스그룹들이 국내에서 곧잘 인기를 끌었다.
당시 서울가요제를 비롯해 국내에서 국제가요제랍시고 개최한 행사에 둘리스나 아라베스크가 최고의 초대 손님으로 초청돼 무대에 섰다.

중학생 때 이덕화가 진행한 TV 쇼프로에서 방한한 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나중에 고등학교 올라가서 록과 메탈, 아트록, 클래식 등을 들으며 겉멋이 들어 댄스곡을 유치하고 수준 낮다고 폄하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당시 들었던 댄스 곡 음반들을 열심히 찾고 있다.

그때 수준 높다고 본 록, 메탈, 아트록, 클래식 등은 오히려 CD를 구하기 쉬운데 정작 당시에 흔했던 둘리스, 징기스판, 아라베스크, 놀란스 등의 댄스곡들은 이제는 CD를 구하기 힘든 희귀 음반이 돼버렸다.
물론 이 음반들을 찾는 이유가 희귀 음반이기 때문은 아니다.

이들이 부른 노래들에 아무것도 모르고 천둥벌거숭이로 뛰어놀던 어린 시절 추억이 마디마디 배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선율도 마치 나만의 사진첩을 보는 것처럼 남다르게 느껴진다.

이런 이유로 이들의 CD를 구해도 당시 구입해 열심히 듣던 낡은 카세트테이프를 버리지 못하고 고스란히 갖고 있다.
최근 DVD로 출시된 아라베스크의 'Greatest Hits' DVD는 이들의 여러 앨범에서 히트곡을 모아놓았다.

1983년 일본의 빅터 재팬에서 작업한 영상인데 라이브도 아니고 뮤직비디오도 아닌 단순히 이들의 쇼클립을 모아놓았다.
그래서 영상은 더없이 단순하고 심심하다.

특히 최대 약점은 이들의 대표곡 'Hello Mr, Monkey'가 빠진 것이다.
목록에는 보이지만 단순히 인트로와 엔딩에 삽입곡 정도로만 쓰였다.

차라리 여러 앨범을 짜깁기할 게 아니라 'Hello, Mr Monkey' 'Fly High Little Butterfly' 'Someone is Waiting For You' 'Give It Up' 등 1집 수록곡 위주로 꾸몄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4 대 3 화면의 DVD 타이틀은 오래전 영상인 만큼 화질이 당연히 안 좋다.

그냥 이들의 모습을 본다는 차원에서 만족해야 할 수준.
음향도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무하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척 보기에도 단순한 화면 구성이다. 1978년 독일에서 결성된 아라베스크는 왼쪽부터 동양적 느낌을 풍겼던 미카엘라 로즈, 데뷔 앨범에 참여한 하이케 대신 들어온 산드라 라우어, 그다지 노래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한 재스민 엘리자베스 베터 등 3명으로 구성됐다.
아라베스크는 특이한 복장과 지금 보면 우스운 춤 동작, 반복되는 디스코리듬 등 1980년대 댄스그룹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메인 보컬이나 다름없던 산드라는 나중에 마이클 클래투와 결혼했다. 마이클 클래투는 1980년대 중반 'Moonlight Flower'라는 애절한 노래를 부른 유명 가수로, 요즘 Enigma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어 활동한다. 산드라도 에니그마에서 간간히 노래를 부른다.
1집 수록곡 'Love Is Just A Game'을 부르는 미카엘라 로즈. 약간 중성적인 목소리가 매력.
1990년대 후반 CD로 다시 구입한 아라베스크 1집. 재킷에 보면 산드라가 없다. 1집 CD는 1998년 록레코드에서 라이선스로 출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