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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이장과 군수

울프팩 2007. 7. 24. 23:34
초등학교 시절, 반장과 부반장을 나란히 맡던 단짝 친구가 자라서 이장과 군수로 다시 만났다.
하지만 반장의 인기에 눌려 만년 부반장에 머물러야 했던 친구는 군수가 됐고, 반장 자리 한 번 놓치지 않던 친구가 그 밑에서 이장을 지내게 됐으니 얄궂은 운명의 장난이 따로 없다.

'선생 김봉두' '여선생 VS 여제자' 등 따뜻한 코미디를 주로 만든 장규성 감독의 '이장과 군수'는 엇갈린 두 친구의 우정을 그린 휴먼 코미디다.
차승원, 유해진 등 코미디에 일가견있는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고 변희봉, 연규진, 이원종 등 연기파 배우들이 주, 조연을 맡아 이야기를 꾸려 간다.

그러나 기대만큼 웃음이 터지지 않는다.
장 감독이 DVD 부록에서도 밝혔듯이 방폐장 유치를 둘러싸고 대립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통해 정치 풍자 코미디를 그리려고 했으나 두 주인공의 우정이 섞여들면서 설득력이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 정치 풍자 코미디도 아니고 왁자지껄 웃음이 터지는 폭소극도 아닌 어중간한 작품이 돼버렸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우리 영화치고는 무난한 화질이다.
이중윤곽선도 나타나고 간간히 지글거리는 등 디지털 노이즈가 나타나지만 감상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적절하게 살아있다.
빗소리 등을 들어보면 후방 스피커의 활용도가 높아서 공간감이 느껴진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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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곳에서 낯익은 인물들을 만났다. 차승원 오른손 쪽에 앉은 할아버지는 가수 김도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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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잘 나갔으나 커서는 이장이 된 조춘삼을 연기한 차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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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는 못나갔으나 커서 군수가 된 노대규 역의 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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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변희봉이었다. 새로 부임한 군수에게 명함을 내밀며 건네는 한마디, "존경드리고 싶습니다." 대사 한 마디에 한참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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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가지가 너무 많이 끼어들었다. 굳이 조춘삼이 과거에 노대규의 아내가 된 여인과 애인사이였던 이야기를  넣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렇게 웃기지도, 이야기에 윤기를 더하는 역할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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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덕분에 오랜만에 조이의 'Touch by Touch'를 들었다. 조이는 80년대말, 90년대초 최고의 유러피언 트리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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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장 건립을 둘러싸고 지방자치단체와 군민이 대립하는 이야기는 실제 부안군에서 있었던 일을 인용한 것. 그러나 영화속에서 풀어놓은 방폐장을 둘러싼 대립과정을 보면 감독의 문제의식이 얕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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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성 감독의 영화는 시종일관 즐겁지는 않아도 반짝 터지는 웃음이 있다. '선생 김봉두'에서 축구장면이 그랬다면, 이 영화에서는 차승원이 배탈때문에 큰 실례를 하는 장면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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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이 영화는 음악이 위트가 넘친다. 엉뚱하게 끼어들어간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과 시위장면에 쓰인 어린이들의 '농민가', 모던토킹의 'Touch by Touch' 등 음악이 유머러스하게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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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봉의 비서로 나오는 검은 양복의 청년은 영화 속에서 부군수 역할을 한 코미디언 배일집의 친아들인 배송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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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설익은 문제 의식과 억지 대립은 어설픈 화해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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