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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의 스캔들

울프팩 2009. 11. 18. 22:19
영국 왕 헨리 8세의 왕비였던 앤 불린은 영국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장본인이다.
그는 우선 딸인 엘리자베스 1세가 영국 여왕 자리에 오르면서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를 열었다.

영국 국교인 성공회도 그 때문에 도입됐다.
헨리 8세는 앤과 결혼하기 위해 캐서린 왕비와 이혼을 추진한다.
그러나 천주교의 반대로 일이 뜻대로 되지 않자, 헨리 8세는 천주교를 국교에서 폐하고 왕이 중심에 서는 성공회를 만든다.

영국의 국교를 바꾸고,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를 연 앤 불린은 실로 대단한 인물이다.
가슴 속 가득한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기존 왕비를 내쫓고 새로운 왕비가 되지만 그 역시 아들을 낳지 못한 죄로 1,000일 만에 폐비가 돼서 처참하게 목이 잘렸다.

이처럼 드라마틱한 실화를 소재로 만든 영화가 저스틴 채드윅 감독의 '천일의 스캔들'(The Other Boleyn Girl, 2008년)이다.
줄거리는 필리파 그레고리의 역사소설을 토대로 삼았으나 같은 내용의 영화가 20편이 넘을 정도여서 새롭지는 않다.

그래서 이 작품은 철저한 고증으로 중세 시대 의상과 풍경을 잘 살린 볼거리와 나탈리 포트만, 스칼렛 요한슨, 에릭 바나 등 유명 배우들로 승부를 건다.
하지만 아름다운 주제곡과 리차드 버튼의 불꽃같은 연기, 쥬느비에브 뷰졸드가 명연을 펼친 '천일의 앤'에는 미치지 못한다.

아주 떨어지는 작품은 아니지만 워낙 '천일의 앤'이 훌륭한 작품이어서 뛰어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쉬운 작품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DVD 치고는 샤프니스도 높은 편이며 착 가라앉은 색감이 고전 영화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돌비디지털 5.1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특별히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부록은 전무하다.

<파워DVD로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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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왕비 앤 불린을 연기한 나탈리 포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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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의 앤'이 앤 불린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작품은 본의 아니게 경쟁 관계에 놓이는 앤과 메리 두 자매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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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마치 유화처럼 조명을 잘 썼다. 은은한 반광과 간간히 보이는 미디엄 샷의 렘브란트 조명은 중세의 그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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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의 동생 메리를 연기한 스칼렛 요한슨과 바람둥이 왕 헨리 8세 역의 에릭 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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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을 보는 것처럼 낮게 깔린 앵글은 위압적이며 권위적인 중세 왕궁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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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은 그렇게 왕비를 내쫓고 그 자리를 차지했지만 자신도 목이 잘리는 신세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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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은 남동생과 동침했다는 근친상간의 누명을 쓰고 런던탑에 유폐됐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가 낳은 딸 엘리자베스는 영국의 또다른 위대한 시대를 열었다.
천일의 스캔들 1(책)
필리파 그레고리 저
천일의 스캔들 2(책)
필리파 그레고리 저
천일의 스캔들(DVD)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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