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투모로우랜드

울프팩 2015. 5. 30. 12:17

1970년대 흑백 TV 시절 주말이면 빼놓지 않고 봤던 프로그램이 있었다.

매번 다른 에피소드의 극영화들을 소개하던 '디즈니랜드'였다.

 

때로는 현실세계의 미담을, 때로는 공상과학이나 동화같은 이야기를 펼쳐놓던 '디즈니랜드'는 동화책과 더불어 동심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어려서 봤던 '디즈니랜드'를 영화로 옮긴다면 아마도 브래드 버드 감독의 '투모로우랜드'(Tomorrowland, 2015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디즈니가 제작한 이 영화는 우리가 아는 기이한 이야기와 환상과 동화가 적당히 섞인 현대판 판타지 같다.

'백 투 더 퓨처'처럼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 미래에서 온 존재들이 세상을 구원하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LA에 있는 디즈니랜드의 풍경과 어려서 상상했던 미래의 신기한 모습들이 적당히 섞여 들어갔고, 신비로운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를 둘러싼 음모론도 적당히 가미됐다.

그만큼 영화는 볼거리로 승부한다.

 

제트팩을 매고 롤러코스터처럼 높이 솟구쳤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비행장면과 인간을 쏙 빼닮은 로봇들과 결투를 벌이는 장면, 낯익은 에펠탑의 변신 과정 등은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 영화는 아이맥스로 봤을 때 진가가 발휘된다.

 

눈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들판과 화려한 색상으로 점철된 과거와 미래 풍경, 창공을 누비는 제트팩 비행 등은 아이맥스의 커다란 화면에서 와이드 앵글의 묘미가 제대로 살아난다.

하지만 단순한 줄거리와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마무리되는 엔딩은 동화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동안 브래드 버드 감독은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같은 재미있는 애니메이션과 더불어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같은 실사영화를 통해서도 재미와 완성도를 보장하는 브랜드였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전작들 덕분에 기대가 너무 올라간 탓인 지 그만 못하다는 느낌이다.

 

버드 감독의 말마따나 '즐거운 영화' 임에는 분명하지만 그의 전작들 같은 완성도를 기대하기는 힘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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