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팬 (블루레이)

울프팩 2017. 3. 26. 16:40

피터팬은 소설, 영화, 연극 등으로 여러 번 제작됐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 디즈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1953년에 선보인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초록색 옷을 입은 경쾌한 소년 피터팬이 하늘을 날며 갈고리 손을 지닌 해적과 대결하는 내용이다.

워낙 이 내용이 널리 알려져 있다보니 이후 나온 작품들은 차별화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후크'에서 로빈 윌리엄스를 주연으로 써서 아예 피터팬을 40대 아저씨로 만들어 버렸다.

웃자라다 못해 폭삭 늙은 피터팬은 그만큼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본 피터와 다르긴 했지만 이질적인 이미지로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조 라이트 감독도 '팬'(Pan, 2015년)에서 다른 방법을 썼다.

워킹타이틀에서 '어톤먼트' '오만과 편견' 등 진중한 사랑이야기를 주로 그렸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피터팬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 과거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로 만들었다.


어떻게 피터팬은 하늘을 날게 됐으며 그의 부모는 누구이며, 후크선장과는 어떤 인연인 지 다뤘다.

뿐만 아니라 제임스 매튜 배리의 원작 소설에 잠깐 나오는 해적선장 검은 수염을 끌어내 악당으로 내세웠다.


따라서 피터팬 이야기를 잘 아는 사람들도 이번 작품이 색다르게 보일 수 있다.

여기에 거대한 세트를 만들어 배리가 그린 환상적인 세계를 화려한 색감의 영상으로 재현했다.


그만큼 이전 작품들이나 '후크'에 비해 볼거리가 많이 늘었다.

하지만 이 작품을 과연 피터팬의 연장 선상에 놓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역시 '후크' 만큼이나 이질적이고 독특한 설정이 원작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많이 낯설다.

특히 인디언을 연상케하는 네버랜드의 부족민인 타이거 릴리를 백인 여배우 루니 마라에게 하얗게 분장을 하고 나오게 만들어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인디언을 하얗게 씻어냈다는 비판을 받았고 루니 마라 역시 2016년 텔레그래프와 가진 인터뷰에서 "하얗게 분장한 채 아메리카 원주민을 연기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논란이 일어난 작품이지만 그런대로 볼거리는 충족시킨 작품이다.


하지만 검은 수염 외에 후크 선장이나 피터팬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1080p 풀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전체적으로 뽀얀 느낌이 들지만 현란한 색감이 잘 살아 있다.

돌비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를 잘 살렸다.


리어 활용도도 높은 편이다.

부록으로 피터팬의 전설, 주인공 오디션, 악역 설명, 세트 디자인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감독 음성해설도 들어 있으나 한글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은 피터팬의 프리퀄 같은 작품이다. 그만큼 지금까지 본 피터팬과 많이 다르다.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제임스 매튜 배리는 1902년 소설 '작은 흰 새'에 피터팬을 처음 등장시켰다.

이후 배리는 소설에서 피터팬을 따로 떼어내 1904년 '피터팬: 자라지 않는 소년'이라는 제목의 연극으로 만들었다. 배리는 연극이 크게 성공하자 1911년 '피터와 웬디'라는 제목의 소설로 다시 출간했다.

네버랜드는 제작진이 만든 거대한 세트다. 세트가 너무 커서 감독이 길을 잃을 정도였다고 한다.

후크선장을 연기한 가렛 헤드룬드. 악어가 손을 잘라 먹어 갈고리를 대신 붙인 애니메이션과 달리 이 작품에서는 두 손이 멀쩡하다.

피터팬을 연기한 리바이 밀러. 감독은 수천명의 아이들을 만난 뒤 당시 11세였던 밀러를 선택했다.

전설속의 유명한 해적인 검은 수염은 휴 잭맨이 연기. 에드워드 티치가 본명인 그는 평범한 선원이었으나 갑자기 사라진 뒤 카리브해에서 해적이 돼 나타났다. 그는 영화처럼 수염에 타르를 발라서 꼬았고, 전투시 주변에 흰 연기를 피워 신비롭게 무섭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타이거 릴리를 연기한 루니 마라는 친가와 외가 집안 모두 프로미식축구(NFL) 구단을 갖고 있는 거부다. 외가는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만들었고 친가는 뉴욕 자이언츠를 소유하고 있다. 지금도 삼천이 자이언츠팀의 CEO이며 부친도 구단 임원이다.

요정으로 등장하는 아만다 사이프리드. 네버랜드의 배경이 된 자연은 베트남의 닌빈과 퐁나케방 국립공원의 썬동 동굴에서 촬영한 영상을 그래픽으로 붙였다. 닌빈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 2009년 영국 탐험대가 발견한 썬동 동굴은 확인된 길이만 9km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동굴이다.

하비에르 바르뎀도 검은 수염 역을 제안받았다. 루비타 뇽과 아델 에그자르코폴로스, 인도 배우 푸자 헤그데는 타이거 릴리 역으로 물망에 올랐다. 검은 수염은 원작 소설에 잠깐 등장한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팬 (1Disc) : 블루레이
팬 (2D 3D 2Disc)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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