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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황혼의 사무라이 (SE)

울프팩 2008. 7. 5. 21:45

일본의 노장 야마다 요지 감독의 '황혼의 사무라이'(The Twilight samurai, 2002년)는 칼부림이 요란한 액션활극도 아니고, 사무라이들의 비장함이 물씬 감도는 사극도 아니다.
그만큼 볼거리를 기대했다면 의외로 단조롭고 밋밋한 이야기에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볼 만한 DVD에 올려놓은 이유는 순전히 미야자와 리에 때문이다.
미야자와 리에는 어느덧 17년 전 이야기가 돼버린 대학 막바지때 추억이 서려있는 배우다.

1988년에 데뷔한 리에는 '포카리 스웨트' 광고로 유명한 청순미의 대명사였다.
그런 그가 91년 '산타페'라는 이름의 누드집을 냈다.

당시 18세.
젖살이 채 가시지 않아 약간 통통하면서도 상큼한 이미지를 간직했던 그의 누드집은 야하기 보다는 참 아름다웠다.

사진작가 시노야마 기신이 촬영하고 아사히신문사에서 출판한 누드집은 한 달만에 150만부가 팔렸으며 지금까지 판매량은 170만부로, 일본 누드집 가운데 최다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이듬해 행림출판이 라이센스 출판하기도 했다.
지금은 국내에도 누드집이 흔하지만 인터넷도 없었던 당시에 그의 누드집은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켜, 어른들은 물론이고 중고등학생들도 해적판을 사 볼 정도로 꽤나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리에에게는 누드집이 비극이었다.
당시 일본 최고의 스모스타였던 다카노 하나와 약혼까지 했으나, 누드집 때문에 다카노 집안에서 결혼을 반대해 결국 헤어졌다.

이후 리에는 거식증에 걸려 한동안 연예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96년에 드라마 출연으로 활동을 재개하나 이렇다하게 빛을 보지 못하던 중 2002년 '황혼의 사무라이'로 다시 영화계에 주목받는 배우로 복귀했다.
이후 일본 축구선수 나카타, 골프선수 등과 스캔들을 뿌리더니 최근에는 유명가수 후쿠야마 마사하루와 스캔들이 났다.
 
무려 17년 만에 영화 속에서 리에의 모습을 보니 '산타페'를 봤던 대학시절 추억이 새록 새록 떠오른다.

영화는 가난에 시달리는 초라한 사무라이의 이야기다.
비록 칼을 든 사무라이지만 그는 가족을 위해 분투하는 가장이요, 한 여인을 사랑하는 남자로서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생활인의 모습이다.
그렇기에 궁핍한 삶 속에서도 사랑과 신념을 위해 애쓰는 그의 모습이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잔잔한 이야기 속에 소소한 감동, 그리고 17년 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리에의 모습이 들어 있는 작품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안좋다.
샤프니스가 떨어져 윤곽선은 뭉툭하고 지글거림이 심하다.
색감도 뿌연 편이며 암부디테일도 안좋다.

음향은 DTS를 지원하지만 서라운드 효과는 크지 않다.
가끔 목소리만 리어에서 나오는 정도.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DVD 타이틀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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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후지사와 쇼헤이의 소설이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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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배경은 교토 근교 야마가타현 쇼나이 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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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굶어죽은 아이들이 흔하게 떠내려올 정도로 궁핍했던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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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도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생활인이었기에, 밤이면 새장을 만드는 부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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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사무라이는 일본의 유명 배우 사나다 히로유키가 맡았다. '라스트 사무라이' '링' 등 유명 작품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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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얼굴 미야자와 리에. 어느새 30대 중반이 되었지만 웃을 때 보면 예전의 앳된 모습이 남아 있다. 그는 1973년에 네델란드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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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는 어머니의 극성이 대단했다고 한다. 누드집도 어머니가 강하게 주장했다고 하는데, 뒤가 잘 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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