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수도 프라하를 두 번째 찾았다.
그런데 두 번의 방문 동안 극과 극을 체험했다.
처음 프라하를 찾았던 것은 2009년 7월 말.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계절에 방문해 그야말로 프라하의 절경을 맞볼 수 있었다.
낮과 밤이 어찌나 아름다운 지 하루 종일 걸어도 피곤한 줄 몰랐다.
그런데, 프라하의 겨울이 이렇게 혹독할 줄은 몰랐다.
가이드 말로는 다행히 기온이 올라가 좀 덜 추운 날씨라는데, 개 떨듯 떨었다.
스페인에서 넘어가는 바람에 봄옷처럼 얇게 입고 간 탓도 있지만, 80%가 넘는 습도 때문에 영하로 내려가지 않아도 뼈가 시린 추위가 엄습한다.
하루 종일 걸어도 지칠 줄 모르고 아름답던 거리가 어찌나 고통스럽고 힘들던지 그저 따뜻한 곳 생각 뿐이었다.
거기다 날까지 잔뜩 흐렸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지만 프라하의 묘미를 제대로 즐기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이 어디 가겠는가.
프라하의 거리를 걷노라면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이 왠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거리 풍경에, 또 찾고 싶은 곳이다.
숙소인 인터콘티넨탈 호텔 객실에서 내다 본 풍경. 앞에 흐르는 강이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에 나오는 불타바, 독일어로 몰다우강이다. 예전에는 강 건너편 프라하성에서 10분거리인 힐튼에 묶었고 이번에는 강 반대편에 묶었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광장까지 이어지는 약 10분 가량의 거리는 온갖 명품 샵이 모두 모여있다.
대부분 프라하 관광은 이곳 광장에서 시작한다. 로마교회의 부패를 비난하다 화형당한 얀 후스의 동상이 보이는 이곳을 중심으로 골목 골목 예쁜 카페와 상점들이 들어차 있다.
카프카의 아버지가 운영했다는 책방. 광장 한 켠에 있다.
광장 맞은 편에 보이는 천문시계. 천동설의 원리를 설명하는 이 시계는 정각이면 조그만 창문이 열리며 그리스도의 12제자가 돌아가며 나타난다.
프라하에서 우리 기업의 명성은 대단하다. 현대차는 이곳에 공장을 갖고 있어 고용에 직접 기여를 하며, 삼성은 아예 삼성로라는 우스개 소리를 할 만큼 거리를 온통 삼성 배너로 장식하고 있다. 달리는 전차(트램)와 버스, 시내 곳곳에도 온통 삼성의 물결이다.
프라하 식당을 향해 오르던 길에 들린 한국 식당 삼미집에서 맛 본 체코 맥주인 크루소비체. 맛이 진하다.
체코 대통령 궁을 지키는 군인. 만지지만 안으면 바로 옆에서 사진을 찍어도 아무말 하지 않는다. 체코는 모병제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4면에 강대국이 둘러싸고 있는데도 정규군 숫자는 1만8,000명에 불과하다. 군인은 월급이 상당히 많아서 인기 직종이란다.
관광 명소인 대통령궁. 과거 왕들의 거처였던 이곳에 지금은 대통령 집무실이 있다. 멀리 보이는 흰 건물에 실제로 대통령이 근무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에게 개방해 근무공간을 제외하고 구경할 수 있다. 체코의 대통령은 상징적인 존재로 외교 국방 등을 담당하며 내정은 대부분 총리, 즉 수상이 총괄한다.
보기에도 위압적인 성 비투스 성당. 거대한 고딕양식의 건축물이다.
마침 갓 결혼한 커플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성 비투스 성당은 길이 124미터, 천장 높이 33미터에 이르는 대성당이다.
성 비투스 성당의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 가장 아름다운 창은 아르누보 계열 화가인 알폰소 무하의 그림으로 장식된 창인데, 이 창을 제대로 보려면 입장료를 내고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지난 번 방문했을 때에는 안쪽 깊숙히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알폰소 무하의 아름다운 그림은 시내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알폰소 무하는 현대판 아름답고 화려한 타로카드의 그림을 완성한 인물이다. 유명한 아트록 밴드 음반 재킷에도 그의 그림이 쓰인 적이 있다.
성 비투스 성당 건축에는 프리메이슨이 관여해 이교도의 상징인 오벨리스크가 서 있다. 성당 정문 위 커다란 시계는 2개의 바늘이 달려 있는데 하나는 분침, 하나는 시침만 달려 있다.
대통령 궁인 프라하 성 정문 위에는 칼과 몽둥이를 든 무시무시한 동상이 서 있다. 과거 이곳을 지배한 합스부르크 왕조를 상징하는 동상. 합스부르크 왕조는 체코 국민들에게 복종하지 않으면 응징하겠다는 엄포를 놓기 위해 이 동상을 세웠는데, 체코인들은 이를 그대로 둔다. 치욕스런 역사를 통해 배우라는 뜻이란다.
프라하 성 앞 흐라트차니 광장. 이곳에서 영화 '아마데우스'와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을 찍었다.
황금빛으로 잠기는 프라하의 야경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그런데 너무 추워서 제대로 감상도 못하고 술집으로 직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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