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2

수면의 과학(블루레이)

미셀 공드리(Michel Gondry) 감독의 '수면의 과학'(La Science des reves, 2006년)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메시지가 명확하게 잡히지 않는 영화다. 우선 내용부터 난해하다. 인쇄소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스테판(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Gael Garcia Bernal)은 이웃집에 사는 여성 스테파니(샤를르 갱스부르 Charlotte Gainsbourg)를 좋아한다. 둘은 서로 오가며 친하게 지내지만 가까워질 듯하면서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된다. 특이한 것은 스테판의 꿈이 현실과 뒤섞여 진행되는 점이다. 문제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뒤섞이다 보니 앞뒤 맥락이 닿지 않고 이야기가 뚝뚝 끊어져 도대체 무슨 소..

코코 (블루레이)

리 언크리치 감독의 애니메이션 '코코'(Coco, 2017년)는 디즈니 작품 치고는 독특하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산 자와 죽은 자들의 세계를 다뤘다. 보통 사후세계라면 어둡고 음산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십상인데, 이 작품이 다룬 사후세계는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하다. 오히려 생활고에 찌든 산 자들의 세계보다 먹고 살 걱정이 없어 그런지 더 화사하다. 사후세계를 이렇게 묘사한 것은 멕시코의 전통 풍습에 기인한다. 이 작품은 멕시코의 전통인 '죽은 자들의 날'에서 소재를 빌려왔다. 죽은 자들의 날은 매년 10월 31일에서 11월 2일까지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추모하는 멕시코의 명절이다. 이 기간에 사람들은 묘지를 찾아가 꽃과 등불로 장식을 한 채 음식을 먹으며 죽은 사람들을 추억한다. 멕시코 사람들은 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