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글래스고 2

와일드 로즈(블루레이)

무명가수가 고생 끝에 성공하는 이야기의 영화는 흔하다. '스타 탄생' '복면달호' '예스터데이' '당신은 내 인생의 빛' '재즈 싱어' '드림걸즈' 등 숱하게 많다. 따라서 같은 스타일의 영화로 차별화하려면 매력 있는 캐릭터와 노래가 중요하다. 어차피 고생 끝에 복이 온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 형식의 내용은 거기서 거기인 만큼 차별화하려면 개성 강한 인물과 쏙 빠져들게 만드는 중독성 강한 노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톰 하퍼 감독의 '와일드 로즈'(Wild Rose, 2018년)는 아쉬운 작품이다.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 뻔한 스토리에 특별한 매력을 느끼기 힘든 주인공,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컨트리 뮤직으로 승부를 걸었다. 내용은 교도소에서 갓 출소한 미혼모인 로즈(제시 버클리)가 컨트리 가수로 성..

T2 트레인스포팅2(블루레이)

"우선 기회가 생긴다. 그리고 배신이 일어난다." 영화 속 이 대사가 'T2 트레인스포팅2'(T2: Trainspotting 2, 2017년)라는 작품을 한마디로 설명한다. 대니 보일 감독이 만든 이 작품은 20년 전 센세이션을 일으킨 전작의 악동들이 20년 뒤 다시 뭉친 이야기를 다뤘다. 내용은 배신 때문에 무위로 돌아가는 한탕을 다룬 펑크 소설, 펑크 뮤직 같은 이야기다. 세월은 흘러서 외모는 변하고 세상도 달라졌지만 작품 속 네 친구들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새롭게 살아보려고 마약을 끊고 갱생을 모색하지만 핏줄 속에 꿈틀거리는 본연의 일탈과 반항의 악동 기질이 여전하다. 이 작품의 묘미는 변화와 변하지 않는 것들의 조화다. 우선 변하지 않는 것은 인물들이다. 감독을 비롯해 배우들이 20년 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