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김소희 2

최후의 증인(블루레이)

국내 추리소설계의 대부로 통하는 작가 김성종은 교도소에서 최고 인기 작가다. 문학성이 뛰어나거나 추리기법이 기발해서가 아니라 아주 선정적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통속작가에 가까운 그가 쓴 장편소설 '일곱개의 장미송이' '나는 살고 싶다' '백색인간' 등을 보면 성적인 묘사가 아주 세세하고 폭력적이다. '여명의 눈동자'도 마찬가지인데, 드라마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송지나가 각색을 잘 한 덕이다. 그나마 문학적으로 인정을 받는 작품이 바로 '최후의 증인'이다. 1974년 한국일보 창간 2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이 작품은 한국전쟁에 얽힌 사람들의 비극과 복수를 다뤘다. 이를 33년 전에 영화로 만든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1980년)은 저주받은 걸작이다. 이 감독 특유의 박력있는 연출과 ..

굿바이 보이

아이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지난 추억들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즐겁거나 괴로웠던 경험들을 하나씩 둘씩 떠나보내며 소년은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된다. 그 과정을 사람들은 성장통이라고 부른다. 노홍진 감독의 영화 '굿바이 보이'(2011년)는 그런 성장통을 다뤘다. 성장통을 다룬 모든 영화가 그러하듯, 이 작품 역시 개인의 기억에 시대의 흔적이 진하게 배어 있다. 시위 도중 달아나던 여대생이 막다른 골목에서 백골단이 휘두른 무자비한 곤봉에 피범벅이 돼서 끌려가던 모습과 민정당원으로 선거에 목을 매는 아버지의 모습 등 거창한 정치적 상황부터 아버지가 기타를 튕기며 부르는 이문세의 '소녀', 지금은 조간으로 바뀐 당시 어느 석간 신문의 보급소 풍경 등 소소한 일상까지 소년의 추억은 1980년대를 살았던 사람..

영화 2011.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