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젊음이 너희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정지우 감독의 영화 '은교'(2012년)를 한마디로 설명하는 대사다. 나이 지긋한 노시인이 여고생을 만나 벌어지는 일 때문에 설레임과 슬픔을 느끼는 내용이다.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 그래서 삶에서 얻고 잃어버리는게 무엇인 지, 다시 못올 청춘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 그리고 아직도 가슴속 깊이 불씨처럼 타오르는 사랑을 간직한 노년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결코 쉽지 않은 미묘한 감정의 올을 한가닥 한가닥 정성들여 묘사한 정지우 감독의 연출력이 빛났다. 여기에 70대 노인 분장을 한 박해일, 스승과 예술적 갈등을 겪는 제자로 분한 김무일, 17세 여고생을 연기한 김고은 등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다. 여고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