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꼬방동네 사람들 2

꼬방동네 사람들(블루레이)

이동철의 동명 소설을 배창호 감독이 영화로 만든 '꼬방동네 사람들'(1982년)은 1970~80년대 궁핍한 삶을 살았던 도시 빈민들의 이야기를 핍진하게 그려낸 한국적 리얼리즘 영화다. 본명이 이철용인 작가 이동철은 빈민가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한쪽 다리를 저는 바람에 제대로 된 직업도 갖지 못했다. 결국 어려서 자란 창녀촌에서 좀도둑질과 펨푸 등 양아치 노릇을 하며 살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려 도시 빈민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런 경험을 살려 자전적 소설 '어둠의 자식들'을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국회의원까지 지냈다. 그의 소설들은 이장호 감독의 '어둠의 자식들' '바보 선언' 등 여러 편의 영화로 제작됐다. 배 감독도 '어둠의 자식들' 촬영 때 조감독을 하며 이동철을 알게 된 인연으로 ..

황석영,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장길산'으로 대표되는 황석영은 사실 르포르타주에 강한 작가다. 그가 쓴 '어둠의 자식들'과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보면 여실히 알 수 있다. 80년대 중반 고교 시절 몰래 읽었던 '어둠의 자식들'은 충격이었다. 걸걸한 육두 문자로 시작하는 이 책은 기지촌에서 태어나 창녀촌 등을 전전하며 아주 험하게 살아온 어느 사내의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옮겨 적은 실화다. 책의 실제 주인공은 나중에 국회의원을 지낸 이철용씨. 황석영이 당시 글을 쓸 줄 몰랐던 이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문학적 재능을 곁들여 만든 일종의 구술 문학이다. 우습게도, 제목 때문에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는 빨간 책 대접을 받았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 작품은 대성공하며 황석영의 또다른 줄기를 이뤘다. 돈 없고 '빽'이 없어 ..

2009.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