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노예 3

국가의 탄생(블루레이)

냇 터너의 반란은 미국이 숨기고 싶어하는 치부 중 하나다. 흑인 노예였던 냇 터너는 미국에 노예 제도가 남아 있던 1831년 8월21일 반란을 일으켜 55명의 백인 남성과 여성, 아이들을 죽였다. 냇 터너는 노예였지만 특이했다. 어려서 영특했던 그는 백인 여성의 배려로 글을 깨우쳐 성경을 읽게 됐고 자연스럽게 기독교인이 돼 주인이 세운 교회에서 노예들에게 교리를 전하는 전도사였다. 백인들은 같은 노예 출신이 노예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해 순종적으로 만들면 부려먹기 편할 것이란 생각을 해서 그에게 백인 주인과 함께 다니며 순회 전도를 하게 했다. 이것이 터너의 삶을 바꿔 놓았다. 냇 터너는 목화 농장을 돌며 복음을 전파하던 중 짐승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 흑인들의 처지에 눈을 떴다. 급기야 같은 노예인 아내가..

스파르타쿠스 : 복수의 시작 (블루레이)

미국 스타즈스튜디오에서 만든 '스파르타쿠스 시즌2 : 복수의 시작'(Spartacus : Vengeance, 2012년)은 검투사 양성소에서 달아난 스파르타쿠스가 죽은 아내의 복수를 하고 다른 검투사 및 노예들과 로마에 대항하기 위해 일어서는 과정을 다뤘다. 제목이 말해주듯, 이번 시즌2의 주된 스토리는 각 등장인물들의 복수를 다뤘다. 스파르타쿠스는 물론이고 그를 따르는 크릭수스의 복수, 오이노마우스와 가니쿠스 간에 오해로 말미암은 복수까지 온통 피와 분노의 이야기로 점철된다. 여기에 여인네들도 가세한다. 광산노예로 팔려간 나에비아, 죽음의 살육전에서 홀로 살아남은 루크레티아와 사랑을 잃은 일리시아 등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여인네들의 시퍼렇게 한맺힌 복수전이 남정네들 싸움 못지않게 불꽃을 튀긴다. ..

장고 : 분노의 추적자 (블루레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 : 분노의 추적자'(Django Unchained, 2012년)는 주인공 이름과 주제가만 빌려 왔을 뿐 이탈리아 감독 세르지오 코르부치가 1966년에 만든 원작인 '쟝고'와 완전히 다른 영화다. 따라서 코르부치의 원작 서부극을 봤다면 깨끗이 잊어버리고, '펄프픽션' '킬 빌' 등 재기 넘치는 타란티노식의 퓨전 서부극을 기대하는 것이 좋다. 타란티노 감독이 이 작품에서 겨냥한 것은 노예제에 뿌리를 둔 미국의 인종 차별이다. 내용은 도망 노예 신분에서 현상금 사냥꾼이 된 흑인 장고가 어디론가 팔려간 아내를 찾고 못된 백인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이다. 장르는 서부극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가 도사리고 있다. 노예 인신매매부터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모임인 큐클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