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다이안 레인 7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4K 블루레이)

배트맨과 슈퍼맨의 싸움은 바다거북이와 조오련의 대결만큼이나 슈퍼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얘깃거리였다. 초등학교 때인 1970년대 국내에 처음 영화 개봉을 통해 존재를 알린 슈퍼맨은 어린이들에게 그동안 TV에서 본 만화영화와 차원이 다른 우상이었다. 그 뒤로 여러 초영웅들이 등장하면서 아이들은 각자의 우상을 내세워 서로 싸우면 누가 이길지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근거도 없는 말싸움을 벌였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2016년)은 철없는 아이들의 질문에 답을 내놓은 듯한 영화다. 내용은 슈퍼맨(헨리 카빌)과 배트맨(벤 애플렉)이 한 공간에 등장하면서 서로 맞붙게 되는 설정이다. 마치 한 집안에 가..

맨 오브 스틸 (4K 블루레이)

영화 '300'의 감독 잭 스나이더가 만든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 2013년)을 보면서 가장 눈에 설었던 것은 슈퍼맨의 복장이다. 오래도록 벗지 않았던 빨간 팬티가 사라졌기 때문. 파란색 기본 의상도 군회색의 중세 시대 미늘 갑옷처럼 변해서 탄탄한 근육질이 돋보였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은 가슴의 S자 문양과 붉은 망토. 새롭게 바뀐 복장은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풍기지만 그만큼 세련됐다. 하지만 영화 내용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 이 영화는 고향인 크립톤 행성의 붕괴를 피해 지구로 날아온 슈퍼맨이 양부모 밑에서 자라며 자신의 능력을 새롭게 발견, 의로운 일에 사용하는 동어반복적인 내용을 되풀이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리브가 나온 1970년대 '슈퍼맨'부터 '슈퍼맨 리..

인사이드 아웃(블루레이)

피트 닥터 감독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2015년)은 한마디로 아이디어의 승리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기발한 소재를 잡아 적절한 스토리와 함께 탁월하게 시각화했다. 내용은 릴리라는 소녀가 자라면서 겪게 되는 혼란스러운 감정의 변화를 다룬 작품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기쁨, 슬픔, 분노, 소심, 새침 등 5가지 감정을 캐릭터로 디자인해 이들의 상호작용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각각의 감정은 저마다 다른 모양과 고유 특성으로 개성 있게 묘사됐다. 기쁨은 반짝이는 별, 분노는 불붙은 붉은 벽돌, 슬픔은 푸른색 눈물방울처럼 모양만 봐도 성격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감정의 상호작용을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만든 점이다. 다섯 가지 감정들은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애쓰..

아웃사이더

이쯤되면 스타 드림팀이라고 할 만 하다. 맷 딜런, 랄프 마치오, 토마스 하우엘, 패트릭 스웨이지, 톰 크루즈, 다이안 레인, 로브 로, 레이프 가렛, 에밀리오 에스테베즈 등 1980년대 청춘스타들이 한 작품에 무더기로 출연한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아웃사이더'(The Outsiders, 1983년)다. 이 영화는 1980년대 청춘 송가 같은 작품이다. 부자 마을과 가난한 마을로 양분된 오클라호마의 어느 소도시 백인마을을 무대로, 두 패로 나뉜 청년들의 대립을 다루고 있다. 서로 대립하던 두 무리는 결국 뜻하지 않은 살인사건에 얽매였다가 허무한 결말을 맞는다. 이를 통해 반항끼 가득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청춘들의 방황과 열정을 다뤘다. 하지만 청춘들의 반항은 비단 1980년대 만의 산물은..

럼블피쉬

럼블피쉬로 부르는 태국의 샴 투어라는 물고기는 화려한 외양을 갖고 있지만 지독한 싸움꾼이다. 같은 종자가 눈에 보이면 달려 들어 죽을 때 까지 싸운다. 그래서 이 물고기를 키울 때에는 한 어항에 한 마리씩 따로 키워야 한다. 심지어 어항 너머로 다른 럼블피쉬가 보여도 어항을 들이받다가 죽을 정도로 투지가 넘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태국은 샴 투어를 수출해 한 해 1조4,000억원을 벌어들인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만든 '럼블피쉬'(Rumble Fish, 1983년)는 반항적인 10대들을 이 물고기에 비유해 그린 영화다. 끓는 피를 주체 못해 또래들과 싸움을 벌이며 방황하는 미국 청춘들의 모습을 거친 영상에 담아낸 작품. 내용보다는 출연하는 배우들에 눈이 더 간다. 맷 딜런, 다이안 레인,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