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드류 배리모어 6

배트맨 포에버(4K 블루레이)

조엘 슈마허 감독이 맡은 배트맨 시리즈 3번째 작품 '배트맨 포에버'(Batman Forever, 1995년)는 팀 버튼이 만든 2편의 전작과 달리 훨씬 밝아졌다. 젊은 층을 잡기 위해 MTV 스타일을 원한 제작사의 의도와 함께 "영화란 재미있고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는 슈마허 감독의 영화관이 크게 작용했다. 그 바람에 영화는 심각한 이야기를 줄이고 볼거리로 승부를 건다. 주요 악당도 2명으로 늘었고 배트모빌도 화려하게 바뀌었으며 배트맨의 단짝 로빈까지 등장한다. 그 바람에 배역진이 호화로워졌다. 1,2편에서 배트맨을 연기한 마이클 키튼에 이어 발 킬머가 무뚝뚝하지만 우직한 배트맨으로 등장했고 크리스 오도넬이 로빈을 연기한다. 악당은 짐 켈리와 토미 리 존스가 맡아 성격파탄적이며 징글징글한 배역을 연기했..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블루레이)

마크 로렌스 감독의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Music and Lyrics, 2007년)은 남녀가 만나서 사랑하고 갈등을 겪다가 다시 사랑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이다. 휴 그랜트가 등장하는 작품 대부분이 그렇듯 결말은 언제나 해피엔딩이다. 심각하게 남녀간의 관계나 이상적인 사랑에 대해 고민할 필요없이 팝콘을 먹으며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다른 로맨틱 코미디와 색다른 요소가 있다면 주연인 휴 그랜트와 드류 배리모어가 각각 1980년대 흘러간 팝스타와 작사가를 연기하다보니 음악이 주를 이룬다는 점이다. 두 배우는 극중에서 직접 노래까지 부른다. 이들이 부른 'Way Back Into Love'는 영화와 잘 어울리는 감미로운 주제가다. 연출을 맡은 마크 로렌스는 휴 그랜트..

이티 - E.T.(블루레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제작사인 유니버셜은 영화 'E.T'(The Extra-Terrestrial, 1982년)가 흥행에 실패할 것으로 생각했다. 유니버셜은 당시 어린이 영화가 잘 되지 않을 때여서, 어린이용 영화를 만들었으니 실패할 것으로 봤다. 스필버그 감독은 다른 이유였다. 그는 이 작품을 처음부터 흥행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영화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개봉 당시에는 밝히지 않았지만 1992년 인터뷰에서 스필버그가 공개한 개인적 이유는 바로 부모의 이혼이었다. 그는 10대 시절 경험한 부모의 이혼이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스필버그는 부모의 이혼으로 충격받는 아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영화가 바로 이 작품이다. 외로움을 달래주는 존재를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도니 다코 감독판

리처드 켈리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도니 다코'(Donnie Darko, 2001년)는 참으로 독특한 영화다. 마치 약에 취한 듯, 비몽사몽 간에 에 나오는 미친 토끼의 세계를 헤매는 것처럼 몽환적이다. 하지만 그 꿈이 결코 아름답거나 사랑스럽지 않다. 온통 뒤죽박죽 알 수 없는 세계에 비극과 고통만 가득하다. 그래서 켈리 감독은 DVD 타이틀에 실린 부록에서 대놓고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라고 말했다. 감독 말마나따 취향이 맞아야만 좋아할 수 있는 아주 손을 많이 타는 작품이다. 내용은 고교생인 도니 다코가 미지의 존재인 토끼 프랭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상한 이야기들을 다뤘다. 그의 조종에 따라 불을 지르거나 학교 기물을 파괴하고, 시간 여행의 미스테리를 파헤친다. 어떤 면에서는 반항적인 청소년..

호기심 많은 조지

1970년대 흑백 TV 시절 애니메이션들은 참 단순했는데도 인기가 많았다. 이분법적 선악구조라는 구성도 그랬지만, 그림 또한 간단한 선과 몇 가지 색이 전부였다. 컴퓨터그래픽이 없던 시절이니 당연했을 지 몰라도 그 단순함 속에 사람의 생각이 스며들 수 있는 여백이 있어 좋았다. 요즘 실사를 방불케하는 화려한 그래픽의 애니메이션을 보면 눈은 호사하지만 사고의 틈이 생기지 않아 숨미 막힐 때가 있다. '호기심 많은 조지'(Curious George, 2006년)는 컴퓨터 그래픽 시대에 만든 단순 2D 애니메이션이다. 어린이들의 동화를 그대로 옮긴 듯한 단순한 선과 원색 위주의 영상은 어린 시절 추억의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만든다. 원작은 한스 레이와 마그렛 레이 부부의 동화다. 전세계 17개국 언어로 번역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