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레지스탕스 4

얼라이드 (4K 블루레이)

스파이들끼리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007 시리즈에서 흔히 일어난다. 특히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는 영국과 구 소련의 스파이가 손을 맞잡고 악당을 해치우는 과정에서 사랑에 빠진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얼라이드'(Allied, 2016년)도 사랑에 빠진 첩보원들 이야기다. 배경은 제 2차 세계대전 때인 1940년대. 적진에 침투한 영국 특수부대원(브래드 피트)과 이를 돕기 위해 암약하는 레지스탕스 여성대원(마리옹 꼬띠아르)이 비밀 공작을 벌이던 중 사랑을 하게 된다. 무사히 작전을 마친 이들은 도저히 헤어질 수 없어 결국 부부가 된다. 그런데 정작 사건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아내의 정체를 놓고 영국 정보부와 남편은 피말리는 싸움을 하게 된다. 저메키스 감독은 이 과정을 군더더기없는 편집과 긴박..

'비포 선셋'에 나온 그 서점, 파리의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

문학과 예술이 어우러진 도시인 파리는 곳곳에 유명 작가들의 흔적이 많이 묻어 있다.개중에는 유명 작가들과 얽힌 추억 속 장소이기도 하고 일부는 작품 속 배경이 됐다. 전자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곳이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다.영화 '비포 선셋'에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다시 재회하는 곳으로 등장하는 서점이다.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 전경.] 1919년 11월에 미국 문학전문서점으로 파리의 세느 강변에 문을 얼어 100년이 넘은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Shakespeare & company)는 오래된 느낌이 물씬 풍겨나는 작지만 유서깊은 서점이다.서점 주인인 실비아 비치가 워낙 독특한 사람이어서 고가의 해외 서적을 판매 뿐 아니라 대여도 해줬고 가난한 문인들을 서점에서 재우기도 했다. 덕분에 앙드레 지드, 제..

여행 2016.03.23

그림자 군단

느와르물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장 피에르 멜빌 감독은 레지스탕스 출신이다. 그의 이름도 제 2 차 세계대전 당시 레지스탕스로 활동할 때 사용했던 이름이다. '그림자 군단'(L'armee Des Ombres, 1969년)은 그의 경험과 작품관이 어우러진 독특한 느와르물이다. 제 2 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활동한 레지스탕스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여느 전쟁물과는 다르다. 다른 레지스탕스 영화와 달리 영웅적 활약이나 요란한 액션이 없다. 대신 멜빌 특유의 우울과 고독이 홀로 떨어져 은밀하게 활동해야 했던 레지스탕스의 힘든 삶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한때는 다정한 동료였지만 어느 순간 조직을 위해 동료마저 죽여야 하는 모습에서는 비정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만큼 멜빌은 한치의 흔들림없..

사보추어

요즘은 게임 기술이 워낙 발달해 영화같은 게임들이 많지만, 플레이스테이션(PS)3용으로 나온 '사보추어'(The Saboteur)야말로 영화같은 게임의 진수를 보여주는 훌륭한 타이틀이다. 1080p 풀HD를 지원하는 이 게임은 제 2 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 파리에서 레지스탕스 활동을 벌이는 내용이다. 이용자는 복수를 위해 파리에 숨어든 아일랜드 청년의 입장이 돼서 나치 독일의 군 시설을 파괴하고 각종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당시 파리 시내를 그대로 게임 속에 재현했다는 점이다. 방대한 파리시 곳곳을 자동차나 걸어서 이동하며 속속들이 구경할 수 있다. 어찌나 정교하게 만들었던 지 에펠탑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를 수 있고, 개선문, 노트르담 성당 등 파리 곳곳의 명..

메모장 2010.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