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롤랜드 에머리히 8

10,000 BC (DVD)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10,000 BC'는 외계인 미스테리와 아틀란티스의 전설, 피라미드의 신화가 혼합된 변종 공상과학물(SF) 같은 영화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작품은 그레이엄 핸콕이 쓴 역사 서적 '신의 지문'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레이엄 핸콕은 정통 역사학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으로 인정하는 기원전 4,000년경의 이집트 문명보다 훨씬 이전에 고대 문명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는 이집트, 멕시코 등 서로 다른 지역에 동일한 공식으로 세워진 피라미드와 중세 시대 발견된 지도에 과거 빙하기 이전 감춰진 대륙의 형태를 묘사한 점 등을 앞선 문명의 흔적으로 봤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여기에 고대 부족의 싸움과 사랑을 곁들여 영화로 만들었다. 문제는 '신의 지문'에 얽힌 배경을 짐작조차 할..

BC 10000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영화는 공식이 있다. '투모로우' '패트리어트' 등의 영화를 보면 주인공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가족 사랑이다. 자연이 됐든, 사람이 됐든 외부의 위험 때문에 위기에 처한 가족을 구하기 위해 주인공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내용이 기본 바탕이다. 여기에 엄청난 괴수('고질라')를 투입하거나 사람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대자연의 위력('투모로우'), 막강한 군대('패트리어트') 등 위험요인을 키워서 이야기의 규모를 부풀리고 이를 적절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덧칠해 그럴듯한 볼거리를 만들어 낸다. 이번에 개봉한 'BC 10000'도 예외가 아니다. 집채만한 맘모스와 커다란 엄니를 가진 호랑이, 잔혹하기 이를데 없는 부족이 가세해 변방에서 떨고 있는 부족을 위협한다. 잔혹한 부족에게 노예로 ..

영화 2008.03.17

투모로우

서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 참사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가 롤랜드 에머리히(Roland Emmerich) 감독의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 2004년)다. 이 작품은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남극에 빙하가 녹으면서 바닷물의 염분이 희석되고, 이 때문에 난류를 실어 나르는 기후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 고장 나 북반구가 빙하로 뒤덮이는 무시무시한 재앙영화다. 이 같은 설정은 가설이 아닌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기후학자들이 누차 경고한 내용이어서 더욱 무시무시하게 다가온다. 더군다나 쓰나미 참사를 보고 나니 영화에서 언급한 해일, 폭설, 우박 등의 이상기후가 영화 속 얘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1억 5,000만 달러의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영화답게 각종 재앙을 재현한 장면들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