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리스 이판 5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블루레이)

매튜 본(Matthew Vaughn) 감독의 '킹스 맨 퍼스트 에이전트'(The King's Man, 2020년)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킹스맨 골든 서클'을 잇는 세 번째 작품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연출뿐 아니라 각본을 쓰고 제작까지 참여한 본 감독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킹스맨의 탄생을 그린 프리퀄을 만들었다. 1910년대 세계 전쟁을 일으켜 세상을 뒤집어 엎으려는 악당들의 음모를 영국이 비밀 정보 조직 킹스맨을 결성해 막는 내용이다. 이 작품에서 킹스맨은 비밀 결사에 가깝다. 단순히 정보만 캐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사격과 무술 실력을 갖춘 용사들이 적진에 침투해 악당 처치에 나선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의 젊은 신예 못지않은 노련한 용사 옥스퍼드 공작(랄프 파인즈 Ralph F..

어메이징 스파이더맨(4K 블루레이)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마크 웹(Marc Webb) 감독이 만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2012년)은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잊어도 좋을 만큼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다. 리부트라는 말이 맞을 만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그만큼 이 시리즈는 달라진 것이 많은데, 이런 변화가 반가운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작품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앙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배우들이 대폭 바뀌면서 캐릭터의 성격도 크게 달라졌다. 레이미 감독의 시리즈가 삶에 지친 20대 청년의 고뇌에 초점을 맞췄다면 웹 감독의 이번 시리즈는 고교를 갓 졸업한 10대 청소년(앤드류 가필드, Andrew Garfield)이 스파이더맨을 맡았다..

피터팬 전설의 시작(블루레이)

닉 윌링 감독의 '피터팬 전설의 시작'(Neverland, 2011년)은 기존 피터팬 영화들과 많이 다르다. 주인공 피터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신비한 섬에 사는 주인공이 아니라 런던 빈민가에서 소매치기 일당으로 살아가는 좀도둑으로 등장한다. 그의 보호자는 소매치기단을 이끌고 있는 다름 아닌 후크다. 바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갈고리 손으로 등장하는 후크 선장이다. 하지만 악어에게 손을 물리지도 않았고 당연히 두 손 모두 멀쩡할 뿐더러 검술의 달인이어서 피터에게 칼 쓰는 법을 가르친다. 피터 일당은 우연히 보석상을 털다가 신비로운 구슬을 손에 넣는데, 구슬 덕분에 신비의 땅 네버랜드로 가게 된다. 이후 구슬을 손에 넣으려는 후크 일당과 피터팬의 싸움이 시작된다. 내용 비틀기를 통해 익히 알려진 기존 작품..

세레나

영화 홍보물은 수잔 비에르 감독의 '세레나'(Serena, 2014년)를 격정 멜로드라마라고 소개한다. 이 문구 때문에 그저 그런 남녀의 뜨거운 사랑이야기로 안다면 오산이다.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 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팽팽한 대립이 숨막히는 긴장감을 유발하며 끝날 때 까지 한 순간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피가 피를 부르고, 뜻하지 않은 공포를 몰고 오는 이야기의 변화는 스릴러에 가깝고, 섬뜩한 인물들의 달라지는 모습은 공포물을 연상케 한다. 덴마크가 자랑하는 여류 감독 수잔 비에르 감독의 차분하면서도 응집력있는 연출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두 남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뜻하지 않는 사고로 온 가족을 잃고 홀로 남은 여인 세레나(제니퍼 로렌스)가 벌목사업을 하는 남자 조지(브래들리 쿠퍼)를..

영화 2015.04.25

리플레이스먼트 (블루레이)

미식축구만큼 미국이라는 나라를 상징하는 스포츠는 없다. 미식축구 규칙을 보면 미국의 역사와 미국인의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4회의 공격 기회 동안 총 10야드를 전진하지 못하면 공격권이 넘어가고, 상대 엔드존까지 밀고 들어가야 득점이 인정된다. 이 같은 땅따먹기 룰은 원주민인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땅을 차지했던 미국의 어두운 과거를 연상케 한다. 여기에 수비와 공격, 심지어 스페셜팀까지 철저하게 나눠져 있는 분업 구조는 전형적인 미국식 산업자본주의의 전형을 보여준다. 결정적인 것은 득점을 위해 전진하거나 상대팀의 전진을 막으려면 철저하게 온 몸으로 부딪치는 육박전이 필수라는 점이다. 그만큼 공격적이고 저돌적인 미식축구의 정신은 세계 패권국의 구성원을 자임하는 미국인들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 하워드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