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리아 벨로 3

폭력의 역사(블루레이)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며 전염병처럼 옮아간다. 폭력물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폭력의 희생자에게 전가되는 공포 또한 폭력처럼 전염된다. 특히 폭력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폭력이 주는 두려움이 더한층 배가된다. 이 같은 공포를 바탕으로 폭력은 가지를 치듯 더욱 증식한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폭력의 역사'(A History of Violence, 2005년)는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내용은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 낯선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저 조용한 카페 주인인 줄 알았던 주인공이 홍길동 같은 싸움 실력을 발휘해 총을 든 악당들을 순식간에 해치운다. 주인공은 위기에 처한 마을 사람들을 구하며 졸지에 영웅이 됐지만 그때부터 주변에 무시무시..

프리즈너스 (블루레이)

드니 빌뇌브 감독은 충격적인 내용의 '그을린 사랑'에서 분노와 공포를 이야기했다. 하지만 문화와 종교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간극이 있어서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분노와 공포에 쉽게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렇다 보니 보는 사람이 영화 속 등장인물 입장에서 해법을 찾기도 힘들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후속작인 '프리즈너스'(Prisoners, 2013년)에서는 해법을 고르기가 더 힘들어졌다. 미국 동부의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오순도순 정답게 살아가던 이웃이 어느날 한꺼번에 아이를 잃어 버린다. 멀쩡하게 잘 뛰어놀던 소녀 둘이 동시에 증발하듯 사라져 버렸다. 온 가족은 미친 듯이 아이들을 찾아 헤매지만 흔적 조차 발견하기 힘들었다. 경찰은 유력한 유괴 용의자를 확보했지만 증거가 없어 풀어준다. 잃어버린 ..

미이라3 (블루레이)

롭 코헨 감독의 '미이라3 황제의 무덤'(The Mummy: Tomb of The Dragon Emperor, 2008년)은 제목에서 '미이라'를 빼는게 더 나았다. 굳이 '미이라'를 고집하는 바람에 전작에서 쌓아온 기대치가 그대로 이어져 실망도 컸다. 이 작품은 제목과 브랜든 프레이저, 존 한나를 제외하고는 전작에서 이어지는게 아무것도 없다. 장소도 미이라와 전혀 상관없는 중국이고, 심지어 주인공의 부인마저 엉뚱한 여배우로 바뀌었다. 특히 진시황을 미이라로 둔갑시킨 것은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다. 제작진은 나름대로 중국 문화를 존중했다고 주장하지만, 진시황을 악마처럼 묘사했으니 진시황에 대해 저주를 퍼부은 셈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이라'를 고집한 것은 전작의 인기에 기대어 흥행을 노린 제작진의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