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틴 캠벨 5

마스크 오브 조로(4K 블루레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은 복장과 검은 복면을 한 사나이가 망토를 휘날리며 칼 싸움을 벌이는 '쾌걸 조로'는 과거 흑백 TV 시절부터 유명한 캐릭터다.정작 존스턴 맥컬리의 원작 소설보다 TV 시리즈로 유명한 조로는 요란한 싸움 끝에 칼 끝으로 적의 몸이나 주변에 자신의 서명이나 다름없는 'Z'자를 새기는 장면이 아주 통쾌했다. 아무래도 이런 부분들이 상상에 의존해야 하는 소설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상 매체에서 더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그만큼 조로는 영상물로 수 없이 등장했다. 1970, 80년대 영화를 보며 자란 세대라면 단연 잘 생긴 알랑 들롱의 조로를 우선 떠올린다.그 이전에도 더글라스 페어뱅크스, 타이론 파워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무성 영화시절부터 조로를 연기했다. 마틴 캠벨이 ..

007 카지노로얄(4K 블루레이)

제임스 본드가 달라졌다. 21번째 007 시리즈인 '카지노 로얄'(Casino Royal, 2006년)에 한 마리 들짐승같은 제임스 본드가 등장한다. 말쑥한 옷차림으로 여자들을 유혹하는 바람둥이 기질, 어떤 싸움에서도 다치는 일 없이 적들을 모두 제압하는 슈퍼맨같은 007은 사라졌다. 또 기존 시리즈의 전매특허였던 황당무계한 비밀무기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 바람에 비밀무기를 만들어주던 Q도 사라졌다. 아울러 007의 트레이드마크인 마티니도 마시지 않는다. 플레이보이 겸 슈퍼맨 같은 첩보원과 비밀무기가 빠진 007 시리즈는 온전한 액션물로만 존재한다. 여기 맞춰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한 007은 더 할 수 없이 거칠고 비정하며 폭력적이다. 티모시 달튼을 제외하고 숀 코네리,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넌, ..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블루레이)

DC코믹스 팬이라면 익히 잘 알만한 그린 랜턴은 반지의 제왕이다. 어느 날 우주에서 날아온 외계인이 선물한 신비한 반지는 반지의 주인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현실로 이뤄준다. 마치 알라딘의 마술램프 같은 반지는 주인공에게 무한한 힘을 선사하며 슈퍼 히어로, 즉 초영웅으로 만들어준다. 그렇지만 누구나 영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지가 보기에 그만한 자질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만 이런 힘을 부여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반지를 손에 넣으면 되려 다친다. 마틴 캠벨 감독이 만든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Green Lantern, 2011년)은 바로 이런 그린 랜턴의 탄생 과정을 담고 있다. 부제로 붙은 반지의 선택에서 알 수 있듯 제작진은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면 시리즈로 만들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안..

레전드 오브 조로

돌아온 '조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마틴 캠벨 감독이 만든 '레전드 오브 조로'(The Legend of Zorro, 2005년)는 졸지에 스파이물에 로맨스 코미디, 가족 영화가 뒤섞인 '스파이키드'다. 전작에서 춤과 칼솜씨로 매력을 뿜어낸 캐서린 제타 존스는 바가지나 긁는 아줌마가 돼버렸고, 난데없이 귀여운 꼬마가 가세해 어린 조로 흉내를 낸다. 여기에 '다빈치 코드' 이후 조류처럼 돼버린 이단 단체까지 등장해 미국을 사악한 권력의 손에 넘기려는 음모를 펼친다. 이쯤되면 조로는 더 이상 서민을 대신해 악당을 응징하는 홍길동이 아니라 국가를 지키는 수퍼맨같은 존재가 돼버린다. 그만큼 과장된 이야기에 비해 설득력이 떨어진다. 액션도 요란하기는 하지만 전작만 못한 느낌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

007 골든아이

마틴 캠벨(Martin Campbell)이 감독한 007 시리즈 17번째 작품 '골든아이'(Golden Eye, 1995년)는 하락세를 타던 007 시리즈의 인기에 다시 불을 붙인 영화다. 그 공은 전적으로 5대 제임스 본드로 등극한 피어스 브로스넌(Pierce Brosnan)에게 있다. 당시 미국 NBC-TV 인기 시리즈 '레밍턴 스틸'로 주가를 올리던 브로스넌은 큰 키와 매력적인 외모로 섹시한 스파이라는 007의 이미지를 제대로 살렸다. 내용은 러시아의 위성 무기를 탈취한 악당을 막는 이야기. 제목이자 위성무기 이름이기도 한 골든아이는 원작자 이언 플레밍이 자메이카에 마련한 집 이름이기도 하다. 비록 신무기는 많이 나오지 않지만 아찔한 고공낙하 스턴트 액션과 탱크 추격 장면 등 볼만한 액션이 대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