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만화 13

소라닌(블루레이)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소라닌'(ソラニン, 2010년)은 크게 기대할 것 없는 진부한 청춘 멜로물이다. 아사노 이니오가 일본 만화잡지에 연재한 만화를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밴드를 하는 20대 남녀가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대학 동아리에서 만나 동거하며 6년째 열애 중인 메이코(미야자키 아오이)와 타네다(코라 켄고)는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에 다니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간다. 메이코는 더 이상 원치 않은 직장에 다니는 일이 의미 없다고 생각해 그만두고 타네다도 작곡에 몰두한다. 하지만 뜨거운 열정에 비해 현실은 냉혹하다. 타네다는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을 기약할 수 없는 일상에 지쳐 음악을 그만두기로 한다. 그렇게 꿈을 접는 타네다는 오토바이를 타고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연인의 죽음으..

헬보이(리부트 블루레이)

2019년에 나온 닐 마샬 감독의 '헬보이'(Hellboy)는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2004년에 내놓은 '헬보이'와 다른 작품이다. 여전히 지옥에서 온 악마인 헬보이가 주인공인 것은 맞지만 설정만 같을 뿐 이야기는 전혀 이어지지 않는다. 원래 제작진은 델 토로 감독의 과거 작품에 대한 평가가 좋아서 후속작을 기획했다. 그런데 델 토로 감독이 이를 거절했다. 원작자인 마이크 미뇰라의 각본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델 토로가 후속작 연출을 거절하면서 영화는 전작과 연결되지 않는 새로운 이야기로 방향을 틀었다. 사실상 새 출발을 하는 리부트인 셈이다. 델 토로 대신 리부트 작품의 메가폰을 잡은 인물은 닐 마샬 감독이다. 닐 마샬 감독은 '디센트' '독 솔져' '테일즈 오브 할로윈' 등 공포물을 주로 만들..

헬보이(4K 블루레이)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Hellboy, 2004년)는 마이크 미놀라의 원작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지옥에서 태어난 어둠의 영웅이 부활한 악령 라스푸틴과 대결을 벌여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독특한 설정 만큼이나 희한한 헬보이라는 주인공 캐릭터다. 기존의 사람 형상을 한 영웅들과 달리 헬보이는 거대한 뿔이 자라는 악마다. 거기에 오른손은 비정상적으로 크며 온 몸이 피처럼 새빨갛다. 칼에 베이면 피를 흘리기는 하지만 어지간한 충격은 곧잘 견딘다. 심지어 불에 대한 내성이 대단해서 타지 않는다. 지옥에서 온 존재이니 그럴 법 하다. 영화에서는 이를 론 펄만이 연기했는데, 개성 강한 그의 마스크가 만화 속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졌다. 마치 만화책 속에서 걸어나온 것처럼..

스파이더맨 홈커밍 (4K 블루레이)

존 왓츠 감독의 '스파이더맨 홈커밍'(Spider-Man: Homecoming, 2017년)은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완전히 다른 영화다.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여러 가지 설정이 샘 레이미 감독의 기존 시리즈와 확연한 차이를 갖고 있다. 우선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가 고교생 나이로 크게 어려졌다. 그만큼 10대 소년의 발랄함과 조심성, 과감함과 두려움 등을 함께 갖고 있다. 이런 설정이 고뇌하는 청년이었던 기존 시리즈와 다른 스파이더맨의 성격을 만들어 냈다. 덕분에 관객 입장에서는 불안하면서도 과감한 스파이더맨의 다음 선택을 흥미롭게 기다리며 바라볼 수 있다. 주인공의 성격과 나이뿐 아니라 스파이더맨의 외모와 능력도 변했다.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가 본격적으로 어벤저스에 합류하는 ..

블레이드 (블루레이)

'블레이드' 시리즈가 인기를 끈 비결은 독특한 캐릭터와 웨슬리 스나입스의 훌륭한 액션, 기발한 구성이 잘 결합됐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스티븐 노링턴 감독의 '블레이드'(Blade, 1998년)였다. 마블코믹스의 원작 만화를 토대로 한 블레이드는 인간과 흡혈귀의 특징을 모두 지닌 흡혈귀 사냥꾼 블레이드(웨슬리 스나입스)가 주인공이다. 흡혈귀와 인간의 혼혈로 태어난 그는 사람처럼 햇빛에도 강해 낮에도 활동하며 흡혈귀의 괴력도 함께 지녔다. 그 바람에 끊임없이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이 되기를 지향하고 피를 빨지 않고 흡혈귀 처치에 앞장선다. 흡혈귀가 흡혈귀를 때려잡는다는 독특한 설정은 원작에서 가져왔지만 이를 빛낸 것은 감독인 스티븐 노링턴 감독과 대본을 쓴 데이비드 고이어다. '에이리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