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멕시코 18

쇼생크 탈출(4K)

프랭크 다라본트(Frank Darabont) 감독의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 1994년)은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의 의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명작이다. 개인적으로 '백야' '대탈주' '빠삐용' 등 개인의 자유를 향한 의지와 갈구가 담겨있는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공포소설가 스티븐 킹(Stephen Edwin King이 원작을 쓴 이 작품은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20년을 옥살이한 남자의 이야기다. 주인공 앤디(팀 로빈스 Tim Robbins)는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갇혀 있으면서 한 번도 자유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악독한 교도소장의 훼방으로 도저히 풀려날 것 같지 않은데도 앤디는 끊임없이 교도소 바깥 세계를 동경한다. 그는 자신뿐..

플래닛 테러(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Robert Rodriguez) 감독의 '플래닛 테러'(Planet Terror, 2007년)는 1970년대 동시 상영관의 추억이 듬뿍 배어있는 작품이다. 초반 등장하는 '마셰티'의 가짜 예고편으로 시작해서 낡은 필름 분위기를 나타내기 위해 일부러 집어넣은 소위 '비가 내린다'라고 표현하는 세로 줄무늬, 시시때때로 나타나는 각종 필름 열화현상으로 인한 잡티와 변색, 여기에 '필름 소실' 문구와 함께 영상을 건너뛰는 현상까지 의도적인 눈속임이 가득하다. 과거 동시 상영관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휘파람을 섞은 야유가 난무했지만, 이제는 그것도 소중한 추억이 돼버려 보고 있자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내용은 1970, 80년대 난무했던 전형적인 B급 좀비물이다. 군에서 유출된 생화학 무기 ..

언더워터(4K 블루레이)

사람을 공격하는 무서운 상어를 다룬 영화들은 여러 편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유명한 걸작 '죠스'를 비롯해 '딥 블루 씨' '샤크나이트' 등 다양한 영화들이 나왔는데, 죠스와 곧잘 비교되면서 뒷전으로 밀렸다. 그만큼 상어 영화는 죠스라는 명작 때문에 성공하기 힘들었다. 그런 점에서 '언더워터'(The Shallows, 2016년)를 만든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은 대단한 일을 해냈다. 죠스와 확연한 차별점으로 죠스 못지 않은 공포와 긴장감을 불어 넣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한적한 해변가를 찾아 파도타기를 즐기던 여인(블레이크 라이블리)이 백상아리의 공격을 받아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영화의 묘미는 묘한 불균형에 있다. 수 많은 사람이 몰리는 휴양지가 배경인 죠스와 달리 이 작품은 아는 사람만 아는 ..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블루레이)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Juan Antonio Bayona) 감독의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El Orfanato, 2007년)은 옛날 고아원 건물에서 일어나는 심령 현상을 다룬 스페인(Spain) 공포물이다. 과거 고아원에서 자랐던 여주인공 로라(벨렌 루에다 Belen Rueda)는 남편과 함께 자신이 자란 고아원 건물로 돌아와 아이들을 위한 보육 시설을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한 사건이 연거푸 일어나면서 급기야 입양한 아들이 사라진다. 그때부터 로라는 아들을 찾기 위해 이상 현상에 맞서 힘든 싸움을 벌인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가 맞물려 돌아가며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결국 현재의 사건을 풀려면 마치 '백 투 더 퓨처'처럼 과거로 돌아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바요..

악의 손길(블루레이, 감독판)

국내에서는 '검은 함정'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오손 웰스(Orson Welles) 감독의 흑백 영화 '악의 손길'(Touch Of Evil, 1958년)은 비운의 걸작이다. 자신의 연출력을 과신했던 오손 웰스는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떨어져도 작품을 훌륭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고른 작품이 이 작품이었다. 오손 웰스는 중요한 배역인 퀸란 형사를 맡는 조건으로 적은 보수만 받고 출연과 연출까지 했다. 당시 몇 년 간 유럽에 머물며 이렇다 할 작품 활동을 하지 못했던 오손 웰스는 어떻게든 이 작품으로 할리우드에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오손 웰스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시나리오를 연출 현장에서 몇 번씩 다시 고쳐 썼다. 비운의 저주 받은 걸작 그렇게 해서 당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