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모건 프리먼 18

쇼생크 탈출(4K)

프랭크 다라본트(Frank Darabont) 감독의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 1994년)은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의 의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명작이다. 개인적으로 '백야' '대탈주' '빠삐용' 등 개인의 자유를 향한 의지와 갈구가 담겨있는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공포소설가 스티븐 킹(Stephen Edwin King이 원작을 쓴 이 작품은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20년을 옥살이한 남자의 이야기다. 주인공 앤디(팀 로빈스 Tim Robbins)는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갇혀 있으면서 한 번도 자유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악독한 교도소장의 훼방으로 도저히 풀려날 것 같지 않은데도 앤디는 끊임없이 교도소 바깥 세계를 동경한다. 그는 자신뿐..

엔젤 해즈 폴른(블루레이)

릭 로먼 워 감독의 '엔젤 해즈 폴른'(Angel Has Fallen, 2019년)은 '백악관 최후의 날', '런던 해즈 폴른' 등 소위 '폴른' 시리즈의 뒤를 잇는 세 번째 작품이다. 세 작품 가운데 완성도가 가장 높고 긴장감 넘친다. 내용은 미국 대통령 트럼블(모건 프리먼)의 암살 누명을 뒤집어쓰게 된 대통령 경호원 마이크 배닝(제라드 버틀러)이 진범을 추격해 음모를 분쇄하는 이야기다. 전체적인 구성은 미국 ABC TV 시리즈였고 나중에 앤드루 데이비스 감독이 영화로 만든 '도망자'와 흡사하다. 아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의사(해리슨 포드)가 도망 다니면서 진범을 찾아내는 도망자는 긴장감이 일품이었다. 전문 지식을 갖춘 주인공이 탈출과 범인 추적에 이를 활용하는 구성이나 집요한 추격을 아슬아슬하게 ..

런던 해즈 폴른(블루레이)

바박 나자피 감독의 '런던 해즈 폴른'(London Has Fallen, 2016년)은 제목 그대로 런던이 무너져 내릴 만큼 요란한 테러 행위를 그린 액션물이다. 내용은 영국 수상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 세계 28개국 정상들이 런던에 모이는 순간을 노려 아랍의 테러단체들이 동시 다발적인 테러를 벌이는 이야기다. 미국의 폭격으로 가족을 잃은 테러범들은 미국 대통령을 납치해 인터넷으로 처형하는 장면을 생중계하고 싶어 한다. 이를 막기 위해 대통령의 경호원인 마이크 배닝(제라드 버틀러)이 고군분투하며 슈퍼맨 같은 활약을 펼친다. 초반 20분 동안 일어나는 테러 장면이 압권이다. 첼시교가 끊어지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무너져 내리는 등 런던의 명물들이 마구 파괴된다. 처음부터 화끈한 액션에 목적을 둔 만큼 ..

용서받지 못한 자(4K 블루레이)

같은 제목의 영화가 여러 편이라 혼동하기 쉬운데, '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 1992년)의 원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만든 서부극이다. 이 영화에서 그는 서부극이 갖고 있던 고유의 속성을 송두리째 뒤엎었다. 우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직접 연기한 주인공은 여느 서부극 속 영웅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정의나 복수를 위해 총을 빼든 것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한 돈벌이로 총질에 나선다. 하지만 눈 하나 깜빡 않고 속사 권총을 쏘아대던 스파게티 웨스턴의 무법자는 보이지 않고, 말타는 것 조차 힘겨워 하고 서툰 총질에 사람 죽이는 것을 불안해 하는 볼품 없는 노인만 있을 뿐이다. 이를 통해 이스트우드는 그를 유명하게 만든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무법자 시리즈와 작별을 고했다. 기존 서부극의 전..

다크나이트 라이즈(4K 블루레이)

'다크나이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The Dark Knight Rises, 2012년)의 배트맨은 유독 지치고 힘들어 보인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시작해 '다크나이트'를 거쳐 3부작의 마지막인 이번 작품까지 달려 오면서 배트맨은 피로가 쌓이고 몸도 다쳤다. 그런데도 제대로 듣지 않는 관절을 동여매고 달려온 이유는 무엇일까. 누군가는 그 이유를 배트맨이 폭력과 슈트에 중독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 얘기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놀란 감독은 다크나이트 3부작을 만들면서 자신의 연출 스타일에 중독돼 그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강박관념에 가까울 정도로 압도적인 스케일을 추구하는 영상과 악은 악대로, 정의는 정의대로 정당성을 주장하며 길게 늘어놓는 사설이 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