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미셀 로드리게즈 5

레지던트 이블 5 : 최후의 심판(4K 블루레이)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콘솔 키드들을 위한 영화다. 원작이 유명한 비디오 게임인 캡콤사의 '바이오 하자드'이기도 하지만 시리즈의 내용이 전형적인 게임 구성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끝없이 몰려 나오는 좀비들, 앞뒤 가릴 것 없는 난타전과 총격전으로 최대한 적을 많이 쓰러뜨려야 하는 액션 게임의 특징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5번째 시리즈인 폴 앤더슨 감독의 '레지던트 이블 5 : 최후의 심판'(Resident Evil: Retribution, 2012년)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이전 작품에서 죽은 줄 알았던 캐릭터들까지 모두 불러내고, 괴물들도 총동원했다. 그야말로 시리즈의 모든 요소를 뒤섞은 종합선물세트같은 작품이다. 이런 상황에 줄거리는 무의미하다. 아케이드성 액션 게임에 ..

분노의 질주 6 : 더 맥시멈(4K 블루레이)

1981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의 시작인 '레이더스'를 내놨을 때 언론은 형편없는 오락 영화라고 혹평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스필버그 감독은 "팝콘은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지만 입에서 살살 녹고 달콤하다. 이 영화는 팝콘처럼 가볍게 여러 번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주장했다. 남는 건 없지만 재미있으면 되지 않느냐는 스필버그의 항변에서 팝콘무비라는 말이 유래했다. 저스틴 린 감독의 '분노의 질주 6: 더 맥시멈'(The Fast and the Furious 6, 2013년)은 대표적 팝콘무비다. 아니, 시리즈 전체가 팝콘 무비다. 미국인들이 환장하는 자동차와 근육질 사나이들이 울퉁불퉁 알통을 뽐내며 스피드와 힘을 겨루는 이 시리즈는 전형적인 아메리카 마초이즘의 환상을 보여..

위도우즈(4K 블루레이)

스티브 맥퀸 감독의 '위도우즈'(Widows, 2018년)는 제목처럼 어떤 사건에 휘말려 과부가 된 여인들이 살기 위해 범죄와 복수를 동시에 벌이는 영화다. 원래 영국에서 방영된 TV 시리즈를 영화로 다시 만들었다. 어린 시절 이 시리즈를 본 스티브 맥퀸 감독이 깊은 인상을 받아 영화로 다시 만든 것. 영화의 묘미는 범죄와 복수 사이에 숨어 있는 반전의 비밀. 특히 여타 범죄 영화와 달리 총질과 액션에 닳고 닳은 여인들이 아닌 생전 처음 한탕에 나선 서툰 여인들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만큼 준비 과정이나 진행이 서툴러서 조마조마한 긴장을 유발한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범죄 조직과 벌이는 액션은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지 못한다. 그동안 '노예 12년'이나 '셰임' 등 드라마에 일가견을 보인 스티브 맥퀸..

분노의 질주(4K 블루레이)

귀를 찢는 듯한 굉음, 폭발하듯 달려나가는 자동차. 스피드에 모든 것을 건 젊은이들의 세계가 펼쳐지는 '분노의 질주'(The Fast and The Furious, 2001년)는 길거리 레이싱이라는 소재만으로도 피를 끓게 만든다. 정규 경기장이 아닌 야밤 도심에서 도로를 차단하고 펼쳐지는 폭주족들의 경주를 다룬 이 작품은 절대적 존재인 자동차들의 스피드를 잘 살렸다. 롭 코헨 감독의 긴장감을 한껏 높인 옥죄는 듯한 연출과 화려한 자동차 경주 장면이 묘미. 할리우드 히트작 답게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다. 당시로서는 빅 스타급이 아니었던 빈 디젤은 이 영화로 큰 인기를 끌었다. 빈 디젤도 이 작품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고인이 된 폴 워커는 이 작품이 대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이 작품으로 ..

마셰티 (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마셰티'(Machete, 2010년)는 B급 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로드리게즈 감독 특유의 광폭한 액션과 과장된 특수효과가 폭발하듯 터져 나온다. 그만큼 '데스페라도' '황혼에서 새벽까지' '플래닛 테러' '씬 시티' 등 로드리게즈 감독의 과격한 영화들을 좋아한다면 아주 즐겁게 볼 만한 작품이다. 반면 그의 작품을 본 적이 없거나 B급 영화가 정서에 맞지 않는다면 더없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영화는 신체 절단이 예사롭지 않게 나온다. 우리의 주인공 대니 트레조가 마체테라고 부르는 정글도를 애용하는 탓에 악당들의 팔다리는 물론이고 머리를 무 자르듯 잘라 버린다. 여기에 총격전이 난무하고 생전 누드를 보여준 적 없는 제시카 알바와 린제이 로한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