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 쇤베르크가 작곡하고 알랭 부브리가 가사를 쓴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오페라에 비유하자면 '나비 부인'과 닮았고, 우리네 악극에서 찾자면 '홍도야 울지마라'와 유사하다. 좋게 말하면 순애보이고 깎아내리면 신파라는 얘기다. 내용은 월남전 때 사랑하게 된 사이공 매춘부와 미군 청년이 월남 패망과 함께 헤어지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다. 한 남자를 잊지 못해 지고 지순한 사랑으로 기다리는 이야기는 '나비 부인'과 닮았고 뜻하지 않은 사고를 일으켜 비극으로 치닫게 되는 것은 '홍도야 울지마라'를 떠올리게 한다. 신선한 점은 결코 쉽지 않은 월남전이라는 소재를 뮤지컬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전쟁통에 몸을 팔게 된 베트남 여인과 파병 군인간의 사랑, 어떻게든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벗어나려는 포주, 옛 애인을 잊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