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토리오 스토라로 4

지옥의 묵시록(4K)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감독은 1979년에 영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을 개봉한 뒤 2번에 걸쳐 수정 작업을 했다. 원래 극장 개봉판은 스튜디오 요구에 따라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장면들을 잘라내고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상영 시간을 맞추면서 2시간 30분 분량으로 줄었다. 코폴라 감독은 잘려나간 부분이 못내 아쉬워 2001년 49분 분량을 추가해 3시간 16분 길이의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판을 내놓았다. 리덕스판은 다양한 부분이 추가되면서 내용이 풍성해졌다. 하지만 코폴라 감독은 2019년에 개봉 40주년을 맞아 재상영하면서 이 작품을 다시 손봤다. 그것이 바로 '파이널 컷'이다. 파이널 컷은 극장판보다 길지만 리덕스판보다 짧다. 코폴..

카페 소사이어티(블루레이)

우디 앨런 감독의 '카페 소사이어티'(Cafe Society, 2016년)는 선택에 관한 영화다.그런데 주인공의 선택이 아닌 운명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삶을 다뤘다. 우디 앨런은 "사람들이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서 내리는 선택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지만 정작 영화를 보면 등장인물의 선택보다는 타인의 결정에 따라 삶이 좌우된다.뉴욕 토박이인 주인공 바비(제시 아이젠버그)는 삶의 변화를 주고 싶어서 화려한 할리우드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유명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는 삼촌(스티브 카렐)에게 일을 배우던 바비는 아름다운 여인 보니(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그러나 운명의 장난에 따라 뉴욕으로 돌아오게 된 보비는 그곳에서 형의 클럽일을 돕는다. 클럽 매니저 일을 하며 새롭게 자신의 사교적 능력을 발..

돈 조반니

모짜르트의 유명한 오페라 '돈 조반니'는 작곡가 못지 않게 작사가도 유명하다. 작사가는 바로 로렌조 다 폰테다. 로렌조 다 폰테는 특이한 삶을 산 인물이다. 베니스에서 유대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천주교로 개종해 신부가 됐다. 하지만 본래 타고나기를 술과 음악, 여자와 도박을 너무 좋아했다. 결국 신부가 돼서도 바람둥이처럼 살다가 들켜서 사제단의 명령으로 15년 동안 베니스에 돌아올 수 없는 추방형을 받았다. 그때 평소 친하게 지냈던 유명한 역사적 바람둥이 카사노바의 조언에 따라 오스트리아 빈으로 옮겼다. 다 폰테는 그곳에서 뛰어난 천재 모짜르트를 만나 가극을 쓰게 됐다. 특히 그가 대본을 쓴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여자는 다 그래'는 다 폰테 3부작으로 불린다. 그만큼 모짜..

탱고

카를로스 사우라(카를로스 자우라) 감독의 '탱고'(Tango, 1998년)는 쟁쟁한 거장들이 참여한 영화다. 우선 스페인의 명장으로 꼽히는 사우라 감독을 비롯해 유명한 '미션 임파서블' '용쟁호투' 등의 음악을 만든 랄로 쉬프린, '지옥의 묵시록'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마지막 황제' 등을 찍은 비토리오 스토라로 촬영 감독 등이 음악과 촬영을 맡았다. 그만큼 이 영화은 음악과 영상이 훌륭하다. 내용은 아르헨티나 영화 감독이 탱고를 이용한 뮤지컬 영화를 만들며 여배우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구성이 그의 또다른 걸작인 '카르멘'과 많이 닮았다. 작품 속 작품의 이야기가 주인공의 심경을 반영하는 픽처 인 픽처 스토리부터 역동적이고 웅장한 군무, 반주없이 이어지는 댄스, 신예 스타와 사랑에 빠지는 감독..